리터러시 그리고 세대간 소통

인터넷과 멀티미디어가 휩쓰는 세상의 리터러시는 분명 전통적인 활자 중심의 리터러시와는 다르다. 프린트에 중심을 두고 공부를 해온 나같은 사람들에겐 지금의 새로운 리터러시 트렌드가 당혹스럽고 의심스러우며 위험하게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진단은 단지 리터러시 모드의 변화 자체에서 연유하지 않는다. 속도라는 변수가 결정적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상황은 리터러시 지형의 위기임과 동시에 기회일 수 있다. 진부한 수사적 구호로서의 ‘위기가 곧 기회’라는 뜻이 아니다. 전통이 순식간에 새로움에 잠식당할 위기이지만, 전통이 여전히 살아 숨쉬는 가운데 새로움과 결합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세대의 리터러시 트렌드를 결함을 가진(deficient) 것으로 판단하는 관점은 재고되어야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작업은 기성세대의 관점의 변화라기 보다는 교육과 평가체제의 개혁, 새로운 리터러시가 성장할 수 있는 구조의 창출이다. 생각해 보자. 기존의 방식으로 평가한다고 뉴미디어에 뿌리박은 새로운 리터러시의 성장을 막을 수 있을까? 기존의 체제를 수호함으로 리터러시의 생태계 변화를 막아낼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도리어 새로운 세대 전체가 기존의 체제에 순응하는 ‘제스처’를 보내며 자신들의 세계를 더욱 공고히 구축할 것이다. 그럴 때 남는 것은 전통적 리터러시의 더욱 빠른 사망과 새로운 리터러시의 조용한 ‘창궐’일 뿐이다. ‘승자’는 당연히 새로운 세대이다. 결국 “부수적 피해”는 늙어가는 세대들에게 전가될 공산이 크다. 새로움에 귀기울이지 않는 세대에게 다음 세대는 말걸기를 그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리터러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은 세대간 소통에 있어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문화, 미디어, 리터러시, 세대간 커뮤니케이션 등을 떼어놓고 생각해서는 안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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