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스케치

Posted by on May 10, 2019 in 단상, 일상, 집필 | No Comments

 

1. 방학은 집필로, 이후에는 수업으로 달려왔더니 체력이 간당간당하다. 허리가 아프기 시작한 지 벌써 만 1년이 되었다. 뭐 이 정도면 버틸만 한데 버거움이 훅하고 들어올 때가 있다. 누군들 그렇지 않을까. 현대의학의 힘과 선한 사람들의 기운을 엮어내며 하루하루를 지난다.

2. 특강이나 독자와의 만남은 참으로 감사하고 기쁜데 일회성이라는 점이 좀 아쉽다. 강의로 먹고 살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한 학기 단위. 단발성 강의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자꾸 사춘기 고독소년의 감성이 들러붙는다. 떨어져. 떨어지란 말이야.

3. 갈수록 win-win 보다는 lose-lose하고 weep-weep할 수 있는 사람이 절실해진다. 사실 윈윈은 비즈니스로 맺어진 관계에서 쓰이곤 하는데, 이 나이 먹고도 ‘비즈니스’라는 말 자체가 생경하다. 자본주의는 익숙한데 비즈니스가 멀게 느껴지는 걸 보면 나는 어딘가 뻥 뚫려 있는 멍청이거나 삐딱투성이이 바보가 맞는 것 같다.

4. 누군가 나를 미워한다고 해서 “나를 왜”라고 묻지는 않는다. 그는 나름대로의 ‘타당한’ 이유로 나를 미워할 것이고, 나는 딱 그만큼의 ‘타당한’ 의지로 그 이유에 대한 무관심을 견지할 것이다. 그의 증오와 나의 무관심이 만나지 않는 만큼의 평온함은 허락된 삶이기를 빈다.

5. 공저와 단독저서 몇 권이 있지만 ‘작가’라는 호칭은 여전히 낯설다. 성과 최종학위를 붙여 불러주는 이의 호의는 알지만 그게 영 내 옷 같지 않다. “OOO 선생님”이나 “OO님” 정도가 좋은 것 같다. 작가가 되기에 나의 글은 한없이 어설프고 학위로 나를 부르는 것은 묘한 비자발적 투항의 느낌을 자아낸다. 내 마음대로 불리고 싶다는 것 또한 욕심이겠으나, 호칭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지극히주관적인어휘집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