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가져옴의 윤리

‘버닝쑨대국집’과
‘버닝선대인’ 작명에서
말가져옴의 윤리를 생각한다.

저 말을 쓴 사람들은
주목받는 말장난을 원했을 거다.
사람들로 하여금
흥미를 일으켜
한번 더 쳐다보게 하는
효과를 노렸을 것이다.

그들은
세계에서
말만 떼어 가져오려 했다.
말이 태어난 자리의
착취와 잔혹함
분노와 고통은 아랑곳 않고
말의 힘만을 가져오려 한 것이다.

하지만 틀렸다.

말은 사전 위에 적혀 있는 것이 아니라
진공 상태에 떠다니는 것이 아니라
세계와 인간과 관계 속에
뿌리박고 있다. 투쟁하고 있다.
권력과 욕망과 아픔과 교차하고 있다.

그리하여
말 가져옴의 윤리는
세계를 만나고 해석하는 윤리이며
말이 자라난 사회정치적 토양에 대한 살핌의 윤리이며
무엇보다도
그 말로 엮여 있는
사람들에 대한 윤리이다.

삶과 세계를
인간을 거세하고
말만을 가져다가
자신의 이익에 복무시키는 행위는
결코 가볍게 여겨져서는 안된다.

단지 말실수가 아니다.

삶에 대한 모욕이며
인간에 대한 망각이며
컨텍스트에 대한 몰이해이며
자기중심성으로의 한없는 함몰이다.

우리의 말은
원래 누군가의 말이었고
우리의 조어는
결코 완벽한 창조가 아니다.

말이 우리 곁에 올 때
세계가 온다.
사건이 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피땀과 눈물이 온다.

우리 모두
그렇게 말을 쓰면서
그렇게 삶에 잇대면서
새로운 세계를 지어가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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