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학습 잡감

Posted by on May 16, 2019 in 강의노트, 단상, 수업자료, 일상 | No Comments

여전히 많은 이들이 자기주도학습(self-directed learning)을 이야기한다. 학습자가 어떻게 하면 자신을 점검하고 동기를 부여하며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을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문제는 이 용어가 사용되는 맥락에서 학습하는 주체의 실질적 권력, 학습의 목표와 대상을 정의하는 주체와 이를 받아안는 주체 사이의 관계, 자기주도의 범위 등이 좀처럼 논의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학습을 위한 과업은 일방적으로 제시하고 그 안에서 ‘자기주도’를 하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야간자율학습’은 자율이 아니며, ‘자기주도적으로 하루에 단어를 100개씩 외우라’는 주문은 타인의 욕망에 학습자를 종속시킬 뿐이다.

결국 자기주도의 핵심은 학습자가 주체로 나설 수 있는 맥락과 과업의 창조에 있지, 주어진 맥락과 과업 하에 맞는 주체성의 생성에 있지 않다. 그런 면에서 어설픈 자기주도학습 담론은 주어진 구조의 틀에 자신을 맞출 수 있는 순응능력을 요구할 뿐 주체로서의 학습자가 지닌 욕망과 탈주, 창조적 열망을 받아안지 못한다. 이런 면에서 자기주도학습 담론의 핵심에는 학습전략 훈련이 아니라 학습을 둘러싼 권력배분의 문제가 놓여 있다.

#지극히주관적인어휘집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