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와 삶

Posted by on Jun 21, 2019 in 단상, 삶을위한리터러시, 일상, 집필 | No Comments

1. 꽤 오래 전부터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습니다. 손이 가지 않아요. 마음도 멀어졌지요. 어쩌면 비겁한 회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시대가 원하는 것들을 애써 외면하는 꼴이니까요.

2. 저는 뭐 이렇다 쳐도 필요한 분이 있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쓰시는 분들이 책의 목표를 ‘자기계발’에 두었으면 합니다. 타인의 삶을 이렇게 저렇게 해야겠다는 욕망 말고요. 그건 ‘타인계발’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요.

3. 소수의 힘을 키우기 위한 만인의 자기계발의 논리가 지닌 해악을 감지합니다. 타인을 계발하려는 욕망에 근거한 자기계발서가 많아지는 현실을 우려합니다.

4. 세상 수많은 이들을 멘토 삼되 누구 하나를 대표로 세우지 않는 풍토가 바람직하지 않나 싶습니다. 모두에게 배우고 조금씩 나아갑니다. 땅을 파고 건물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씩 스미는 방법으로 세상이 바뀌어 갑니다.

5. 팍팍한 세상, 로또가 누군가의 삶을 바꿀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생애에 로또는 없습니다.

6. 나 하나 끌고 가는 것도 힘겨운 사람들이 토닥토닥 다독이며 한 발짝씩 나아갈 뿐. 누가 누구의 ‘멘토’가 되어 이끌 수 있을까요. 언젠가 말했듯 힘있는 구원자들 나부끼는 깃발보다 상처입은 영혼의 조심스런 손내밈이 훨씬 더 많은 이들을 일으킵니다.

7. 다시 김민기의 ‘봉우리’를 새겨 듣습니다.

봉우리에 올라서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 봉우리는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그 어떤 샤우팅보다 더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가 있겠지요.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8. 마음 속 큰 봉우리들을 낮추고 낮은 봉우리들을 높여 서로의 눈을 마주하는 일. 만약 ‘자기계발’이 필요하다면 이 방향으로의 자기계발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노래를 따라 부르며
낮추고 낮추어 작은 들판이 된 이들을 떠올립니다.

#지극히주관적인어휘집 #삶을위한리터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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