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돌아오기?

1. “지금 이 시점이 지나고 사람들이 뭔가를 호되게 깨닫고 나면 책으로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겠어요. 아직 영상으로는 안되는 것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말이죠.”

얼마 전 수십 년 출판과 서점업으로 살아오신 분이 도서시장의 침체에 대해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소설가 한강의 서울국제도서전 강연을 전한 “문학이, 책이 다시 출현하지 않을까요”라는 기사가 떠올랐다.

어떤 취지의 말씀인지 이해는 되었으나 쉽게 수긍할 수는 없었다. ‘돌아온다’는 말은 출발점이 이쪽이라는 것을 상정한다. 하지만 애초에 출발점이 다르다면 돌아올 수도 없는 것이다.

2. 전통적 인쇄매체 특히 책읽기와 디지털 읽기 모두에 능한 ‘양손잡이 뇌’를 키워야 한다는 제안. 이 둘중 그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주장. 매리언 울프의 신작 <다시 책으로>의 결론은 상식적이다.

하지만 우린 모두 안다.
한쪽에 기울어진 신체기능을 양쪽 모두로 해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3. 좀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새로운 세대의 문해력을, 책읽기를 걱정할만큼 기성세대의 문해력과 책읽기는 안녕한가? 텍스트 리터러시의 르네상스가 무너지고 있는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일은 적법한가? 우리에게 그런 ‘찬란한 문해력의 시대’가 있었는가? 이러한 질문과 마주하지 않고 위기를 논하는 것은 과학적 진단이라기 보다는 이상화된 시절에 대한 근거없는 향수 아닌가?

#삶을위한리터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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