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러시, 지력이 아닌 공존의 문제

“교수님, 부교재가 뭐예요?????”

밤 10시 반. 문자가 왔다. 2012년. 한국에서 처음 강의를 맡았을 때의 일이다. 밤늦게 학생에게 문자메시지를 받는 게 영 어색했는데 물음표까지 다섯 개라니. 이건 무슨 긴급상황이길래 밤중에 이메일도 아닌 문자를, 그것도 물음표 다섯 개를 연달아 써가면서 보낸다는 말인가? 이건 격식에 어긋나는 일 아닌가? 황당한 기분이었다.

나의 놀람은 이내 ‘그런가보다’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이후 비슷한 일을 여러 번 당했고, 문장에 느낌표나 물음표를 연달아 사용하거나 이모티콘을 삽입하는 경우도 적잖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오래 겪다 보니 이젠 그런가보다 한다.

전통적 채널이 새로운 채널에 자리를 내주고, 쓰기 관행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세대간 소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단지 물음표나 느낌표의 개수가 아니라 쓰는 용어, 문법의 허용 범위, 미디어의 사용 등 전반적으로 ‘충돌’의 여지들이 커진 것이다. 상대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 나에게는 껄끄러울 수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문화 가족이나 이주노동자들의 증가로 여러 문화들이 공존하는 시대가 되었다. 인터넷에서는 한국어 영상에 여러 언어로 답글이 달린다. 세대간 커뮤니케이션 스타일과 관행의 차이는 급격히 커지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편가르기’가 심심찮게 일어난다. 그런 면에서 지금 리터러시의 문제는 공존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나의 실력을 쌓는 교육이 아니라 타자와 함께 서는 교육이 절실한 이유다. 리터러시는 개인의 실력이 아닌 함께 사는 기예로 파악되어야 하는 것이다.

덧. “부교재는 OOO입니다!!!!!!!!!”

#삶을위한리터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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