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사들을 위한 인지언어학 이야기 51: 문법 새롭게 보기 – 인지문법의 세계 (51)

관사를 절대적인 규칙에 따라 가르치는 방식의 위험은 특정 어휘와 관사를 무조건적으로 붙여서 가르치는 데에서도 나타납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an only child’와 ‘the only child’의 예를 들어 설명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무조건 the only child”?

오래 전 ‘the only child’를 ‘외동’으로 배운 적이 있습니다. 형제가 없는 경우 반드시 ‘the only child’로 써야 한다는 것이었죠. 이 설명에 따르면 ‘an only child’는 틀린 표현이었습니다. 선생님은 “‘the only child’를 통째로 외워두라”고 말씀하셨죠. 아마도 ‘only’라는 단어가 정관사 the를 자동으로 불러온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I am an only child.”라는 문장을 적잖이 접하게 되거든요. 구글에서 “an only child”를 검색해도 꽤 많이 나오지요. 실제로 발화되는 예를 원하시면 유튜브에서 “an only child”를 검색해 보시면 됩니다. “What’s it Really Like Being an Only Child?”라는 영상의 첫 부분에서는 “I’m an only child.”라는 말을 연속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두 가지는 서로 다른 개념을 갖고 있기에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고 할 수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그른 것은 ‘외동’을 표현할 때 ‘the only child’만이 옳다고 말씀해 주신 선생님이었죠.

An only child와 the only child의 차이

“He is an only child”는 “그는 외동이다.”라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an only child”는 ‘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외동들 중 하나’라는 개념을 갖고 있죠. 많고 많은 ‘only child’들 중 하나라는 뜻인 것입니다. 따라서 특별한 맥락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 외동이야’라고 말하려 한다면 ‘I’m an only child“가 적절합니다. 부정관사 “a(n)”의 주요 개념 중 하나인 ‘다수 중 하나’라는 뜻을 상기하신다면 이 용법을 쉽게 이해하실 수 있겠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외동은 점점 많아지는 추세이니 이 문장을 쓸 일도 많을 듯하네요.

이에 비해 “the only child”는 “단 한 명의 자식”이라는 뜻이 됩니다. 예를 들어 “Do you have brothers or sisters(너 형제나 자매 있니)?”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I am the only child in my family.”라고 하면 “가족 중에 아이는 내가 유일해.”라는 뜻이 됩니다. 이 맥락에서라면 ‘an only child’와 같은 의미적 효과를 갖게 되겠지요.

하지만 “the only child”는 다른 맥락에서도 충분히 사용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Jane is the only child in this class.”라고 한다면 ‘Jane은 이 반에 있는 사람들 중에 유일한 아동이야.’라는 뜻이 됩니다. 여러 사람들이 반에 속해 있는데 그중 아동인 사람은 Jane 뿐이라는 것입니다.

위의 두 예문에서 “the only”는 ‘특정한 기준을 충족시키는 유일한~’이라는 뜻을 갖습니다. “the only child in my family”에서는 가족 내에서 유일한 아이라는 뜻이고, “the only child in this classroom”은 교실에 있는 사람들 중 유일한 아동이라는 뜻이 됩니다. 이를 ‘다수 중의 하나’라는 개념을 지닌 “an only child”와 비교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여기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the only child in my family”가 일반적으로 ‘외동’임을 의미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명절을 맞아 가족이 모두 함께 영화를 보러 갔는데 화제작인 A를 보지 못하고 B를 관람했다고 합시다. 왜 그랬을까요? 형 누나는 성인이어서 어떤 영화나 볼 수 있지만 자기는 미성년이어서 A영화를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I am the only child in my family.”라는 문장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형 누나 등 다른 가족은 모두 성인(adult)인데, 자기만 유일하게 성인이 아닌 아동(child)인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표현인 것입니다.

관사의 결정, 맥락(context)과 개념화(conceptualization)가 중요하다

위와 같이 특정 관사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절대적인 규칙이 아니라 맥락과 개념화에 달려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식사를 나타내는 표현을 어떻게 쓰느냐입니다.

아시다시피 일상에서 식사를 나타내는 표현들은 무관사를 원칙으로 합니다. 특별할 것 없는 식사를 나타낼 때는 어떤 관사도 필요하지 않은 것입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표현들입니다.

have breakfast / lunch / dinner (아침/점심/저녁을 먹다.)

이에 따라 특별히 부가된 의미 없이 “저녁 먹었니?”라고 말한다면 “Did you have dinner?”가 가장 적절한 표현이 됩니다. 하지만 개념과 맥락이 달라지면 식사 앞에 부정관사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식사의 특징을 나타내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보죠.

“They had a big breakfast.” (그들은 아침을 거하게 먹었다.)

개념상 여기에서 “a big breakfast’는 특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 ‘big breakfast’가 엄청 많은데, 그 중에 하나를 먹은 거죠. 물론 그들이 모월 모일 아침 먹은 아침식사는 유일하겠지만(아침식사를 두 번 했을리는 없으니까요), 이를 언어화함에 있어서 ‘세상에 수많은 거한 아침식사 중 하나’로 개념화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연히 상황에 따라 “the breakfast”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아침식사 중 하나를 특정한 사건으로 바라보는 맥락이라면 “The breakfast”라는 표현으로 특정(specify)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보면 ‘식사명은 무관사’라고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 수 있겠습니다.

참고영상:
What’s it Really Like Being an Only Ch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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