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글쓰기, 영어 글쓰기

1. 한국어 글쓰기는 어떻게 가르치는 걸까. 가끔 궁금하다. 영어 글쓰기를 가르치는 일과 폭과 깊이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은 확실한데 어떻게 가르치는 게 좋을지는 공부해 본 적이 없어 모르겠다.

2. 영어도 완벽하지 않은데 영어 글쓰기를 가르쳐 왔다. 이게 참 많은 고민과 생각을 자아내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인의 영어학습과정을 따라왔으니 여느 네이티브에 비해 한국인의 고충을 잘 안다. 그렇기에 교수자로서 강점이 있다. 하지만 ‘글 잘쓰는 사람’이라는 절대적 기준을 놓고 보면 나의 글의 부족함은 확연하다. 쓰면 쓸수록 글이란 게 참. (말잇못)

3. 제일 좋은 시나리오는 이런 거다. 한국어와 영어 글쓰기에 모두 능숙하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영어교육을 전공한 사람이 영어글쓰기를 가르치는 것. 하지만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사람은 정말 정말 드물다.

4. 그 와중에 합리화를 하고 살아왔다. ‘이쪽 저쪽 다 애매하지만 또 애매하게나마 써낼 수 있으니 그걸로 된 것 아니냐’는 식이다. 일종의 자기기만일지도 모르겠다. 만족스럽지 않지만 벗어날 수 없는 덫과 같은 상황. 언젠가부터 이걸 받아들였으나 결코 평안하지는 않다. 체념은 하지만 달관은 못하는 꼴이다.

5. 요즘 부쩍 ‘완벽한 언어가 아니어도 온전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 말은 소통의 도구이지만 소통의 주체는 사람이다. 이해하려 드는 사람들이 만나면 조금 못난 글도 마음을 밝히고 영혼을 치유한다.

6. 완벽한 글을 쓰려하기 보다는 온전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면 어떤 언어로 쓰고 나누어도 좋겠다. 지금 계획하고 있는 선생님들과의 모임에서 제안해 볼까 싶다.

7. 그러고 보니 가르치는 일을 시작하고 난 다음 가장 많은 만남과 대화가 기다리고 있는 학기다. 고마운 이들이 참 많다. 너무 속썩이진 말아야지,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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