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의 몇 퍼센트까지 가능해요?

“제가 나이가 정말 많거든요. 40대 중반인데 지금 시작해서 영어를 열심히 하면 원어민의 몇 퍼센트 정도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요? 해외에서 거주하게 될 가능성도 있어서요.”

“(속으로 ’40대 중반이시면 나이가 정말 많으신 건 아닌데’를 되뇌이며) 음… 솔직히 제가 답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닌 거 같은데요. 몇 퍼센트라고 이야기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제가 지금 어떤 운동을 시작해서 그 분야 운동선수의 몇 퍼센트 정도의 기량에 도달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게 도움이 될까요? 그런 걸 생각하지 않고 하루하루 즐기면 되는 거 아닐까요? 운동을 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는 건 아닐까요?”

한빛도서관 세 번째 강의를 끝내고 나오려는데 한 어머니께서 영어공부의 고민을 털어놓으셨다. 아이는 이제 7세인데 몇년 간의 영어공부 끝에 이젠 자신보다 나은 것 같다고, 적어도 말하기와 발음에 있어서는 딸아이가 자신을 추월한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는 근심섞인 표정으로 ‘원어민의 몇 퍼센트까지 도달할 수 있느냐’고 물으셨다. 나의 대답은 위와 같았다.

얼마 전 메이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이들이 영어공부의 종착점, 최종 목적지를 상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꾸만 ‘네이티브’를 최종 타겟으로 삼으려 하는 것이다.

공부에서 좋은 모델을 만나 그를 본받으려 애쓰는 것은 자연스런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부의 본령은 언제나 자신의 삶을 가꾸고 성장시키며 세계를 변화시키는 데 있다. 정체불명의 네이티브와 비교하며 자신의 실력에 좌절하기 보다는 하루하루 재미난 일들을 찾아가는 게 낫지 않을까. 몇 퍼센트까지 갈 수 있느냐가 아니라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 아닐까.

#삶을위한영어공부 #단단한영어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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