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렸다’는 은유에 대하여

‘뚫렸다’

감염병에 대한 전문지식은 없지만 메타포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뚫렸다”는 은유의 아슬아슬함을 생각한다. 어딘가가 “뚫렸다”면, 거길 지키는 사람/시스템이 있고, 바이러스와 숙주가 된 사람이 거길 ‘뚫었으며’, 뚫린 구멍은 점점 커질 위험이 있다. 바이러스에 ‘뚫린’ 지역사회는 그로 인한 피해를 입었으므로 그렇게 ‘뚫고 들어온’ 사람을 경계하고 비난하며 단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말로 바이러스의 숙주로 기능한 이들은 방역망을, 지역을, 안전이라는 울타리를 ‘뚫고 들어온’ 침입자인가? 우리는 ‘뚫은’ 주체를 바이러스가 아닌 사람으로 놓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로 인해 가해자/피해자라는 구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뚫다/뚫리다’로 표현되는 공수 혹은 침투 메타포가 우리의 생각을 어디로 이끌어 가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인지언어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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