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Posted by on Mar 24, 2020 in 단상, 링크, 일상 | No Comments

뮤지션들과 운동선수들의 ‘코로나-19 극복 영상’을 보고 있노라니 타지에서 유학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논문을 쓰던 시절, 하우스메이트와 약간의 대화를 주고 받는 것 외에는 내내 홀로 지내던 시간이 있었다. 외롭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가끔 쓸쓸하고 불현듯 그립고 문득 이야기 건넬 사람이 절실했다. 나를 살린 건 8할이 산책과 음악이었다. 날 좋은 오후면 근린공원으로 나가 두어 시간을 걸으며 햇살 아래 오디오북을 들었고, 밤에는 책을 읽다가 건반 앞에 앉아 시간을 보내곤 했다. 어쩌다가 만난 트위터 친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믹싱하여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고 (덕분에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 새벽시간 어눌한 피아노로 ‘랜선 콘서트’를 열어 김광석과 유재하를 연주하기도 했다. 그때의 연주 음원은 대부분이 소실되었지만 몇몇이 남아 아직도 어린아이같은 노스탤지어 곁을 지키고 있다. 아프고 두려운 시절, 자꾸만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유재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2012년 여름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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