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 논의 유감

Posted by on Apr 5, 2020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오늘 ‘꽃놀이 인파’에 대한 기사를 접했다. 우려할만한 상황이다. 여기에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은 4월 15일 총선을 예정대로 실시한다는 것 자체가 사람들에게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의 필요가 급박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는 거리두기는 앞으로 2주. 여기에는 총선일이 포함된다.)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지 않았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개학은 감염의 위험이 커서 안되니 온라인으로 해야 하고, 종교집회 등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도 막는 상황에서 선거는 예정대로 치뤄야 한다는 논리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잘 받아들여지는지 모르겠다. 그 와중에 일부 재외국민은 기본권 중에서도 기본인 참정권을 순식간에 잃었다. ‘이게 다 코로나 때문이다’라고 말하기에는 실로 중대한 사안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에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완벽히 다른 선택을 취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선거일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어 안된다는 말보다는 법을 바꾸어서라도 다른 날로 미루는 게 적절한 선택 아닐까? 천에 하나 만에 하나 투표장에서 감염된 노인이나 기저질환자 중에서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사례가 나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수능을 포함한 사회의 수많은 타임라인이 미뤄지는 상황에서 총선만은 그대로 가야 한다는 건 어쩐지 억지같다.

덧. 법 개정에 관해서 언급했는데, 내가 법을 잘 몰라서 안되는 걸 된다고 우기는 것일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국가비상사태’ 속에서 선거가 치뤄질 수 없을 때, 해당 선거는 없는 것으로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또한 상식적이진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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