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스케치

Posted by on Apr 6, 2020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1. 한 외국인 친구가 우리말 표현 “월급을 타다”를 보고 “너희 문화에서는 salary를 ride하냐?”고 물어봐서 한참 웃었다. 우리 말에선 나이를 먹는다고 했더니 “너흰 age를 eat하는구나” 하던 친구도 생각난다. 모국어 화자에게는 아무 느낌없는 표현이 외국어학습자에겐 ‘신기할’ 수도 있음을 깨닫는다.

2. 적지 않은 나라들이 팬데믹이 언젠가 올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라는 말은 너무나도 멀리 있어서 지금 여기의 삶, 제도, 문화를 건드리지 못했다. ‘언젠가 밥 한 번 먹자’는 실현되지 않지만, ‘언젠가 올 팬데믹’은 기어코 오고야 만다. 개인에게 먼 ‘언젠가’를 준비하는 사회가 절실하다. ‘언젠가’를 지금으로 여기는 제도와 구조만이 개개인의 일상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3. 수업이 끝나자 마자 한 학생에게 메일이 왔다. 두세 명의 학생이 계속 오디오와 비디오를 끈 상태로 수업에 ‘참여’했는데, 그렇게 되니 수업 참여 여부를 알 수가 없다고, 다음부터는 비디오/오디오 참가를 의무로 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 나도 수업 중에 그걸 보고 바로 켜라고 하려다가 관두었는데, 다른 학생들에게도 그게 좀 걸렸나 보다.모두들 얼굴이 나오는데 두세 명이 계속 검게 나오니 좋아 보이지 않는 건 사실이다.

4. 탭을 닫으려다가 ‘좀 있다 다시 보자’며 남겨둠->새 탭을 열고 뭘 좀 하다가 어제 닫아둔 탭이 눈에 들어와 클릭->’이건 그리 급한 거 아닌데’하며 이메일 탭 열기->광고메일에 한숨 푹 내쉬고 소셜미디어 탭 열기->흐름이 끊긴 작업, 진도가 안나감->넷플릭스 입장->중간중간 트위터 확인X무한반복->오늘 끝! 내일도 끝! 모두다 끝! (그래도 오늘은 세 시간 수업을 했으니 나름 선방했군요.)

#지극히주관적인어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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