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귀스틱스

Posted by on Aug 31, 2014 in 말에 관하여, 일상 | No Comments

아내와 아침거리 사러 다녀오는 길. 고양이 한 마리가 눈길 한 번 안주고 스윽 지나간다. ‘그래도 얼굴은 한 번 보여줘야지?’ 다시 보고 싶어 뒤통수에 대고 ‘외국어’로 이야기한다.

“냐옹. 냐옹.”

엉엉. 뒤돌아보긴 커녕 더 잰 걸음으로 사라지는 냥님. ㅠㅠ

“그렇게 해서 어디 돌아보겠어? 더 빨리 도망가잖아. ‘냥귀스틱스 (냥guistics)’ 연구 좀더 해야겠구만!”
“아아 그런가? 냥귀스틱스? 제대로 좀 해봐야겠네. ㅎㅎㅎ”

골목을 돌아 걸어오는데 모녀로 보이는 두 사람이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 옆 건물 어디선가 들려오는 멍멍이 소리.

강아지: “멍멍. 멍멍멍. 멍멍.”
소녀: “멍멍. 멍멍멍.”
강아지: (훨씬 더 크고 사납게) “워..ㄹ 멍!멍! 멍멍멍!!! 크르ㄹㄹㄹㄹ릉”

이번에는 내가 조용히 한 마디.
“어이구. 아가씨 멍귀스틱스 (멍guistics) 공부 좀 해야겠네.”
“ㅎㅎㅎ 멍귀스틱스.”
“응. 냥귀스틱스, 멍귀스틱스.”
“그래. 열심히 좀 해 봐.”

이번 여름을 지나면서 가장 큰 수확은 아마도 냥귀스틱스의 세계에 한 발 들어섰다는 것. 아직 왕초보이지만 꾸준히 익혀봐야지.

 

냥귀스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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