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책 열 권

Posted by on Sep 27, 2014 in 말에 관하여, 일상 | No Comments

<내 인생의 책 열 권>

사실 열 권을 고르는 게 쉽진 않았습니다. 책을 아예 읽지 않은 건 아니지만 제대로 기억하고 실천하는 게 없어 감히 ‘마음에 남아있다’거나 ‘내 삶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공간을 통해 늘 좋은 가르침을 주시는 전성원님, 김서경님, 김경은님께서 지목해 주신 터라 감사의 마음으로 책 열 권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1. 조영래. <전태일 평전>. 아름다운 전태일. – 대학 초반, 세상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답과 도전을 동시에 준 책입니다. 그의 삶을 생각하면 여전히 부끄럽지만, 세상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에 대해 고민하게 해준 책으로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2. Lev Vygotsky. <Mind in Society>. Harvard University Press. – 제 학문적 작업에 초석을 놓은 책입니다. 지도교수를 만나고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리터러시와 언어교육을 고민하게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구요.

3. 조정래. <한강>. 해냄. – 다른 이유는 없고요. 재미있어서 가장 빨리 읽어치운 장편으로 기억합니다. ^^

4. Lois Lowry. <The Giver>. Laurel Leaf. – 청소년을 위한 문학작품 중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입니다. 기억하는 행위의 고통과 외로움을 생생하게 보여주었죠. 요즘같은 시대에 더더욱 와닿는 내용이어서 최근에 한 번 더 읽기도 했습니다.

5. C.S. 루이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홍성사. 흔히들 “악”이라 말하는 추상적 개념에 살을 제대로 붙여준 책입니다. 악의 일상성, 지혜로움을 그려내는 작가 C.S. 루이스의 날카로운 통찰에 대해 놀라기도 했죠.

6. Howard Zinn.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Harper Perennial Modern Classics. – 이 책을 통해 하워드 진을 인생의 스승으로 만났습니다. 함께 소리내어 읽었던 3R 친구들과의 추억도 참으로 소중하고요.

7. 이어령. <말>. 너무 오래되어서 출판사는 잘 모르겠네요. 중학교 때 읽었던 책인데, “문장을 다듬고 단어를 고르는 일”에 대해 구체적인 고민을 처음으로 던져준 책입니다.

8. 김수영 전집. <시>. 민음사. 이젠 조금 철지난 표현이 되어버렸습니다만, “치열하게 살며 쓰기”의 뜻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시인의 언어에 매료되었습니다. 치열함이 점점 식어가는 요즘,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그의 얼굴이 담긴 쇼핑백을 받으면 괜히 시선을 피하게 됩니다. ^^;;;

9. Daniel J. Levitin. <This is your brain on music>. Plume/Penguin. 인지과학 관련 대중서 중에서 가장 흥미 진진하게 읽었던 책입니다. 읽는 내내 ‘대중을 위한 과학책은 이렇게 써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었죠. 응용언어학에 대해 이런 책을 써보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한 책이기도 합니다.

10. 곽재구. <사평역에서>. 창비. 그의 시가 위대해 보이거나 충격적이지 않았습니다만, 시인의 성정이 제 마음과 많이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순전히 착각일 수 있겠습니다만, 시를 읽으며 시인과 ‘통했다’는 느낌을 꽤 자주 받았거든요. 

이상으로 생각나는 책 열 권을 두서없이 나열해 보았습니다. 다른 분들께도 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여기에서 마칠까 합니다. 책에 관해 생각을 할 기회를 주신 세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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