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Arrival 수업 메모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Arrival>은 언어와 소통, 시간과 경험, 기억과 운명 등에 대한 풍부한 메타포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 중 하나가 언어학계의 오랜 논쟁거리인 언어와 사고의 관계인지라 제가 담당하는 <언어와 사고> 과목에서 보기에 안성맞춤이었죠. 지난 학기 영화를 보고 수업을 진행했는데요. 당시 메모했던 내용들을 소개합니다. (참고로 저는 이 영화가 지금 작업중인 #삶을위한리터러시 의 주제의식과 잘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1. 이 영화는 외계인과 인간의 조우를 기본 스토리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단지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일까요? 영화를 꼼꼼히 보고 나서 이 구도를 우리 삶의 어떤 영역에 대한 메타포로 볼 수 있을지 생각해 봅시다.

2. 영화의 제목은 <Arrival>이지만 한국에서는 <컨택트>로 개봉되었습니다. 이 두 제목에서 어떤 차이가 느껴지나요? 영화를 본 후에는 이 두 제목의 차이가 어떻게 (다르게) 느껴지나요?

3. 언어학자 Louise Banks와 물리학자 Ian Donnelly의 첫 만남에서 Ian은 Louise가 쓴 책의 한 구절을 읽어줍니다. “Language is the foundation of civilization. It is the glue that holds a people together. It is the first weapon drawn in a conflict.”라는 부분이었죠. 이 부분이 영화의 처음에 배치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분들이 언어학에 관한 책을 쓴다면 언어를 어떻게 멋지게 소개할 수 있을까요?

4. 왜 영화의 주인공이 하필 언어학자와 물리학자일까요? 사실 학자 둘이 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경우는 무척 드물죠.

5. “그들이 반응을 보여도 뜻을 모르죠”라는 대사를 만나게 될 겁니다. ‘반응(response)’과 ‘뜻(meaning)’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어떤 경우에 반응을 보여도 뜻을 모른다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반응의 뜻을 상관하지 않고 그저 반응하진 않나요?

6. “So what happens now?” “They’ll arrive.” – 헵타포드와의 첫 만남에서 나오는 대사입니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들이 올 겁니다.’라고 답하는 것이죠.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바로 영화의 제목인 ‘Arrival’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냐는 질문에 ‘올 거야’가 답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7. 우주선이 세계 도처에 나타났을 때 뉴스에서 기독교계의 해석이 스쳐 지나갑니다. 지금 세계 도처에 UFO가 출몰한다면 기독교계를 비롯한 여러 종교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8. Louise가 가르치는 첫 단어는 “Human”입니다. 이건 적절한 접근법일까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혹은 왜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9. 8번의 질문과 연결해서 미지의 존재를 만났을 때 그들의 언어를 배우고 인간의 언어를 가르치려 하는 것은 적절한 일일까요?

10. 언어를 가르침에 있어서 질문을 하는 것은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질문이 무엇인지 이해시켜야 한다’는 장면이 나오죠. 인간의 언어에는 어떤 가정들이 담겨 있나요? 평서문, 의문문, 감탄문, 부정문, 가정 등의 범주는 우리에게 어떻게 학습되나요?

11. Louise는 “They need to see me.”라고 하면서 우주복을 벗습니다. 이것은 일련의 방역체계를 무력화시키는 일입니다. 이 장면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 어떤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지 생각해 봅시다.

12. 헵타포드 둘에게 “애봇”과 “카스트로”라는 이름을 붙여줍니다. 그들을 어떤 식으로든 불러야 한다는 것이었죠. 이 같은 labeling은 반드시 필요한가요? 우리에게 이름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누군가 우리를 ‘자기 마음대로’ 부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13. 영화를 관통하는 학설은 사피어-워프 가설입니다. 워프 가설의 내용을 살펴본 바 있는데요. 이 내용은 영화 속에 잘 녹아들어 있나요? 어떤 면에서 그런가요/그렇지 않은가요?

14. 각국간의 교신이 끊기고 소통이 단절되는 순간 전쟁은 가까워 옵니다. 이것이 상징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아래 대사를 실마리로 이에 대한 생각을 전개해 봅시다.

“We need to sit on this information till we know what it means, so we aren’t sharing it with our enemies. We must consider the idea that our visitors are prodding us to fight among ourselves until only one faction prevails.”

15. Louise의 딸 Hannah는 앞뒤로 읽었을 때 동일한 팰린드롬(palindrome) 즉 회문입니다. 영화의 구성 또한 그렇게 되어 있죠. 헵타포드의 언어도 원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일련의 장치들이 노리는 바는 무엇일까요? 우리 삶에서 이런 ‘회문적’ 경험을 하는 경우가 있을까요? 우리는 그런 경험을 하고도 단선적 사고에 갇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16. 애봇과 카스트로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은 자신이 맞을 운명을 이미 알고 지구에 왔습니다. Louise도 영화의 말미에 ‘이 모든 것을 다 안다고 해서 삶의 방향을 바꿀 것인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죠. 지구상에 온 외계 생명체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17. 아래는 제가 ‘시간과 기억’이라는 관점에서 Arrival의 원작인 <Story of your life>에 대해 써본 쪽글입니다. 본격적으로 과제를 작성하시기 전에 한두 가지 테마를 가지고 영화에 관한 글을 써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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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기억이라는 주제로 본 Arrival>

1. Arrival의 원작인 <Story of Your Life>는 나레이션 형식으로 진행된다. “I remember”가 자주 등장해서 세보니 약 12번 정도이다.

2. 우리가 보통 remember를 쓰는 것은 다음 두 상황이다.
(1) 현재 말하는 시점보다 앞서 일어난 일. 즉 과거의 일.
(2) 현재 말하는 시점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 즉, 미래의 일.
따라서 영어를 기준으로 remember 다음에는 I remember that I did that. 이나 I remember that I will have to do it. 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물론 remember 다음에 조금 다른 내용이 올 수도 있다. Remember you are a teacher.는 “너의 교사로서의 지위를 잊지 말아라”는 뜻이 될 것이다.

3. Arrival의 나레이션 중 다수는 “나는 네가 …할 것이라는 걸 기억한다”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희한하다. 분명 기억하고(remember) 있는데, “~했던 것”도 아니고, “(일어나지 않았지만) ~할 것”도 아니다. 인간의 언어에 존재하지 않는 내용 형식인 “(이미 일어난 일인데) ~할 것이라는 걸 기억한다”이다.

4. <과거-현재-미래>가 방향이 있는 직선이 아닌 하나의 평면에 들어올 때 Remember는 Know와 동의어가 된다.
우리는 기억하는 것과 아는 것의 구분이 없어진 세계. 예측도 없고 회상도 없는, 모든 것이 ‘지금’인 세계를 만난 적이 없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런 세계가 존재한다.

5. 그렇다면 필자가 쓴 “이미”, “과거”, “미래” 등의 단어는 쓸모가 없어지는 세계 아닌가.

6.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이런 세계를 경험하고 체화한 것은 주인공 루이스일 뿐, 다른 이들은 이 세계를 이처럼 인식하지 않는다. 수십 억의 인구 중 오로지 한 사람만이 이 세계를 실제로 경험한다.

7. 여기에서 또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Remember = Know”인 사람과, 이 두 가지가 구분되는 사람 사이의 소통은 가능한가? 같은 언어를 구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 같은 언어를 구사하는 것인가? 사고체계가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같은 언어’로 소통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8. 언젠가 기술이 발전하여 인간의 뇌가 생성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초고해상도로 스캔하고 이를 집적된 정보시스템으로 만들면, 이 시스템은 일종의 ‘헵타포드적’ 인지를 할 수 있을까? 우리 삶의 모든 정보가 집적된다면, 그 모든 기억을 어떤 랙(latency)도 없이 끄집어 낼 수 있다면 우리는 삶을 직선이 아닌 전체로 인지할 수 있을까?

9. 한편 언어 자체가 헵타포드적 성격을 띄고 있지 않나? 수많은 시간을 고스란히 흔적으로 담고 있는 시스템. 하나의 노드가 전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토폴로지. 공시성과 통시성이 엇갈리는 하나의 점. 지금 내가 쓰는 ‘시간’이나 ‘기억’이라는 단어는 이 시대가 약속한 기호이자 내 삶이 채워 넣은 의미장이니 말이다.

10. 가정해 보자. 꿈 속에서 다음 날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는 나를 만나고, 그것을 일기로 기로했다. 다음 날 프리젠테이션을 하면서 계속해서 데자뷔를 느낀다. 이를 다시 기록으로 남긴다. 이 모든 기록을 읽은 누군가가 나의 프리젠테이션을 기억한다. 얼마 후 나는 그 일을 까맣게 잊는다. 몇 년 후 그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로 착각하는 상황에 이른다. 그렇게 기억은 시간을 거스르고 인간의 뇌를 ‘숙주삼아’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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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헵타포드의 ‘문자’에 대한 쪽글입니다.

영화는 인간과 헵타포드가 문자를 통해 소통하는 설정을 택합니다. 그런데 헵타포드의 ‘문자’가 인간의 문자 체계에 딱 들어맞는 체계인지 모르겠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는 시각채널(visual channel)을 통해 무언가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문자체계임이 분명해 보이지만 그게 그리 간단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면에서 헵타포드의 ‘문자’는 인간의 문자체계와 유사하면서도 제스처의 특성을 갖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인간의 구어/문어 이분법이 딱 들어맞지 않는 체계인 것입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말/글 체계가 헵타포드의 언어에 그대로 들어맞으리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지요.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그들이 ‘글자’를 쓰는 방식이 자신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무언가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인간이 주로 손과 팔의 움직임을 통해 특정 메시지를 만들어 내듯이, 그들은 자신의 몸 안에 있는 그 무언가를 밖으로 내뿜어서 특정한 패턴을 만들어 냅니다. 신체 외부의 매개를 이용하는 인간의 문자체계와는 사뭇 다르죠.

또 하나는 그런 문자가 잠시 있다가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인간의 문자 시스템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바닷가 모래사장에 쓴 글자야 파도가 와서 쓸려가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말입니다. (잠깐 옆으로 새자면 이런 면에서 ‘혈서’는 일반적 기록과는 상당히 다른 의미를 점하게 되는 쓰기방식입니다. 인간의 내부에서 무언가를 끄집어 내서 기록을 하거든요. 게다가 색깔도 엄청나죠.) 위의 두 의미에서 헵타포드의 ‘문자’는 인간의 제스처와 문자의 특성을 묘하게 통합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보입니다. 반반 섞어 놨다는 뜻은 아니고, 오묘하게 통합된 시스템이죠.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1) 헵타포드의 음성언어: 헵타포드의 문자 = 인간의 음성언어: 인간의 문자 라는 등식은 조금 위험해 보입니다.
(2) 인간의 언어가 구어/문어라는 이분법을 명확히 보이는 데 반해 헵타포드의 언어는 구어와 문어의 경계가 불분명해 보입니다.
(3) 그들의 문자체계는 인간이 구사하는 구어의 주요한 부분인 제스처와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다고 생각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Engadget의 흥미로운 아티클을 소개합니다.

<Arrival>을 보며 헵타포드의 언어가 치밀하게 그려졌다 생각했는데 이런 뒷얘기가 있군요. 제품 디자이너인 Patrice Vermette과 울프람 알파의 Stephen Wolfram이 합작해서 실제 언어에 해당하는 구조를 디자인하고, 이를 토대로 100여 개의 로고그램으로 만들었다는 것.

“Bringing the language to the screen was a joint effort between designer Patrice Vermette, science consultant Stephen Wolfram — of Wolfram Alpha fame — and his son Christopher Wolfram. All told, some 100 “unique logograms with embedded words and phrases, with mutable components” were crafted for the film.”

https://www.engadget.com/…/dissecting-the-alien-langu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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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Arrival>에서 나타난 타자화(othering)에 대한 간략한 쪽글입니다.

Preemptive Othering and <Arrival>

<Arrival> is relevant to the present time not because we are approaching the era of space travel or technological singularity, but because we are going through the era of intolerance, reversing pluralist, multi-cultural worldviews and threatening the very existence of intersubjective spaces. The tyranny of preemptive othering emerges when the art of thick description and deep interpretation dies. We need more time to understand each other. We also need to note that their time might be different from our time. Ultimately, understanding others is the only way to understand ourselves. (I don’t know whether someone has used the term ‘preemptive othering’; yet, the expression dawned upon me whiling watching the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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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Arrival>의 주제의식과 관련된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입니다.

Probably i am going to use <Arrival> as a major theme for my <Language and Thought> class this semester. Here are some random ideas about what to discuss in the class. By the way, the movie is so breathtakingly beautiful and also full of language-related allusions and intriguing symbolism. Highly recommended for my linguists and applied linguists friends!
Whorfian view of language and thought / Neo in Matrix vs. Louise in Arrival / Free will vs. Destiny / Palindrome and how we(they) experience time / C.S. Lewis’s notion of ‘God’s time’ vs. human time / linear time and circular(or spiral) time / time travel / prerequisites for communication / Barriers and empathy / Symbolism in the movie / Why physicist & linguist? / How to define others and us / Words as a weapon vs. words as a gift / Why analyze and teach written language, not spoken? / Concepts, language, and (Un)translatability / So what is time?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자 이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서울대 도서관의 평균 대출 수는?

학부생은 그렇다 치고 대학원생이 한 해 13.4권이라는 게 말이 되나? 충격이다.

“한편 1년간 1인당 대출 권수는 학부생이 8.9권, 대학원생은 13.4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대학생 평균(2017년 기준 6.5권)보다는 높지만 2년 전 서울대 학생 1인당 도서 대출 권수(2017년 기준 24.9권)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진 수치라는 지적이다. 2017년 이후 해마다 1인당 100권이 넘는 독서량을 자랑하는 하버드, 옥스퍼드대와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버드는 2016년 기준 1인당 도서 대출 권수가 98권에 달했으며, 옥스퍼드는 108권에 달했다.”

기사 원문: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9051301070930316001

#삶을위한리터러시

리터러시는 교차로에 서 있지

리터러시는 사회적인 관계, 경제적 조건, 정보접근성, 언어능력 등의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결혼이주여성의 건강문해력을 보자. 이들의 건강문해력을 개인이 갖고 있는 능력으로 환원시켜 이해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위험하기까지 하다. 이들이 다른 국가로 이주하기 전의 삶,이주의 과정, 이주 후 함께하게 된 가족들의 사회경제적 상황, 그들과의 관계, 가사노동의 강도, 지역의 의료서비스, 정보 및 미디어 리터러시, 제2언어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에만 이들의 ‘건강문해력’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문해력을 개인이 쌓은 지식의 총체로 보는 관점은 구체적 상황에서 아무런 설명력도 갖지 못한다. 리터러시는 사회문화적, 경제적, 언어적 요인이 교차하는 곳에서 역동적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상황에서 결혼이주여성은 자신의 건강을 적극 관리해야 하며, 나아가서는 가족 내에서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은 남편과 시부모의 만성질환을 예방, 관리해야 하는 역할 또한 맡게 된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과 가족에게 필요한 건강정보 와 보건의료서비스를 찾고 이해하며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즉, 건강문해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건강문해력이란 건강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필요 한 건강정보와 서비스를 획득, 이해, 처리하여 적절한 건강행동으로 수행하는 능력을 뜻하며, 성공적인 보건의료소비자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능력이다(Ad Hoc Committee on Health Literacy for the Council on Scientific Affairs, 1999). 가장 널리 인용되는 자료 중 하나인 Institute of Medicine (IOM)의 보고서(2004)에 따르면 건강문해력이 낮은 사람은 예방적 검진을 안 하는 경향이 높고, 만성질환 이환 가능성이 높으며 상대적으로 입원기간이 길고 응급실 이용률이 높다. 따라서 낮은 건강문해력은 결과적으로 의료비 지출을 높이고 건강수준을 저하시키며, 대상자와 보건의료인 간의 의사소통을 방해하여 보건의료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린다.”

논문: 결혼이주여성의 건강문해력과 관련요인

https://synapse.koreamed.org/Synapse/Data/PDFData/0200JKACHN/jkachn-24-377.pdf?fbclid=IwAR1g59esUD_ciLXMcNJ7OLagyMHN31X3C1TcNdrJSAP7nY7MLsiGr-QHt-Q

7월의 마지막 밤에

Posted by on Jul 31, 2019 in 링크, 일상 | No Comments

끝, 시작, 그리고 끝 ending, beginning, and ending, again (모티프로 즉흥연주 & 믹싱. 2013년 11월. 사진은 아마도 2011년.)

바람에 지지 않고

미야자와 겐지(宮澤賢治)
번역 : 권정생

비에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보라와 여름의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을 가지고 욕심도 없고
절대 화내지 않고 언제나 조용히 미소지으며
하루 현미 네 홉과 된장과 나물을 조금 먹으며
모든 일에 제 이익을 생각지 말고
잘 보고 들어 깨달아 그래서 잊지 않고
들판 소나무 숲속 그늘에 조그만 초가지붕 오두막에 살며
동에 병든 어린이가 있으면 찾아가서 간호해 주고
서에 고달픈 어머니가 있으면 가서 그의 볏단을 대신 져 주고
남에 죽어가는 사람 있으면 가서 무서워 말라고 위로하고
북에 싸움과 소송이 있으면 쓸데없는 짓이니 그만두라 하고
가뭄이 들면 눈물을 흘리고
추운 여름엔 허둥대며 걷고
누구한테나 바보라 불려지고
칭찬도 듣지 말고 괴로움도 끼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Four Resources Model: Critical Literacy

호주 빅토리아 주 교육훈련과(Department of Education and Training)의 Literacy Teaching Toolkit 사이트. 리터러시 교수에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Critical) Literacy pedagogy를 논의할 때 자주 등장하는 Four resources model을 찾다가 발견하게 되었다. 관련된 자료는 많지만 역시 웹사이트의 가독성이 중요한 듯. 참고로 유아 및 초등수준의 자료가 대부분이다. #삶을위한리터러시

4 Resources Model
https://www.education.vic.gov.au/school/teachers/teachingresources/discipline/english/literacy/readingviewing/Pages/fourres.aspx#decoder

https://www.education.vic.gov.au/school/teachers/teachingresources/discipline/english/literacy/Pages/default.aspx

다녀오다

Posted by on Jul 12, 2019 in 단상, 링크, 일상 | No Comments

짝의 장기 근속 휴가 덕분에 생애 가장 긴 여행을 다녀왔다. 무계획과 빈틈으로 일관한 나를 인내와 미소로 이끌며 16일 간의 멋진 여행을 만들어 준 짝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하루 2만 여 보를 걸으며 런던, 에든버러, 파리를 살폈다. 수박 겉핥기도 안되는 배움이었지만 기쁘고 성실하게 걸었다. 마음의 손바닥을 펴면 반짝일 작은 순간들을 모았다. 바람이 훅 불면 흔적도 없이 날아가겠지만, 잠시 내 손을 거쳐간 빛이 있었다는 걸 잊지 않을 것이다.

텍스트와 멀어졌다. 쓰기와 읽기 모두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평상시의 페이스를 회복하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이다. 사실 그게 좋았다. 멀어졌다가 다시 천천히 가까와질 수 있다는 것. 문해력에 대해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문해의 바깥으로 한 발을 내딛어 보는 것. 다른 세상을 기웃거리는 것.

사랑하는 음악과도 멀어졌다. 보름간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사적인 음악감상은 사라졌다. 거리의 다양한 말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산책로 울창한 나무들의 새소리에 들떴다. 그래도 괜찮았다. 그러고도 음악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음악만은 아닐 것 같다. 사랑이라는 말은 꽤나 습관적이고 수사적인 것.

그렇게 집에서, 글에서, 음악에서 멀어졌다. 그렇다고 나 자신과 가까워졌느냐 하면 그건 또 모르겠다. 기말 2주간의 폭풍같은 시간을 보내고 노곤해질 때로 노곤해진 상황에서 쉼없이 걷기가 수월하진 않았고, 그저 걷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욱신거리는 다리가 몸 전체를 장악하자 자신과 가까와질 틈새는 사라졌다. 굳이 가까워진 것을 찾으라면 나 자신의 연약함 아니었을까.

쌓아놓은 일들을 해야 한다고 되뇌인다. 문득 지금 앞에 놓인 일들이 세상을 둘러보는 일보다, 짝과의 동행보다, 쉼없이 걷기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로부터 멀어지는 것보다 중요한지 묻는다. 삶이 짧은 것이 아니라 나의 우둔함이 긴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긴다.

천착하기 만큼이나 끊어내기가 소중하다는 가르침을 준 여정. 그렇게 똑같은/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Eva Cassidy – Time After Time

Voices of the Mind

Posted by on Jun 7, 2019 in 강의노트, 링크, 사회문화이론, 집필 | No Comments

대표적인 비고츠키 연구자 중 하나인 James Wertsch의 책 <Voices of the Mind>가 박동섭 선생에 의해 번역되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바로 아래 포스트에서 언급한 인용구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출판사의 책 소개 중 일부를 옮겨놓는다.”

“이 책은 인간의 ‘마인드(정신 활동)’가 도구나 타인,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상황 속에서 어떻게 발생해 변화하는지를 밝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흐친의 ‘목소리’와 ‘대화’, ‘발화’ 개념을 핵심 보조선으로 채택해 ‘매개된 행위(mediated action)’라는 ‘새로운 분석단위’를 제시한다. 이 분석단위를 통해 볼 때,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매개하는 ‘도구에 매개된 행위’,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매개하는 ‘언어에 매개된 행위’가 인간의 정신기능을 밝히는 핵심임을 주장한다.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조건과 도구에 좌우되지 않고 머리만으로 매사를 처리하는 ‘주체’가 아니다. 즉, 인간의 행위는 도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 속에서 이뤄지고, 외계(조건), 도구와 일체되어 행위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실제 모습이다. 이것이 바로 도구에 매개된 행위라는 것의 의미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이 책은 인간의 ‘마인드’를 닫힌 자기완결적 혹은 고정적 실체가 아니라, 열려 있고 불완전한, 나아가서 무언가를 항상 지향하는 행위(action)의 산물로 새롭게 볼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워치는 ‘행위’와 ‘목소리’, 기호적 매개, 그리고 매개된 행위의 문화적, 제도적, 역사적 상황을 설명해 냄으로써, 비고츠키가 생전에 이루지 못한 미래의 심리학 이론과 실천의 확장을 시도한다. 결과적으로, 비고츠키 아이디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바흐친의 대화론을 도입해 언어적 기호 매개의 ‘정치화(精緻化)’를 설명해 낸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55417

#비고츠키 #사회문화이론 #Wertsch

남녀저자의 자기인용

[NATURE 뉴스] King 등이 arXiv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남성 저자가 자기 페이퍼를 인용하는 경우는 여성 저자의 자기인용에 비해 56%가 더 많다. 18세기 후반부터 최근까지 나온 150만 건의 연구논문을 기반으로 한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 이 하나의 결과에 참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예상과 달랐던 것은 아래 도표와 같이 1960년대 이후 남녀 저자의 자기인용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해서 지난 20여년 동안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것. 여성의 학계진출 증가와 권리신장에도 아랑곳않고(?) 이런 트렌드가 나타난다는 것이 흥미롭다.

Nature 뉴스 기사:
Men cite themselves more than women do
https://www.nature.com/…/men-cite-themselves-more-than-wome…

해당 논문:
Men Set Their Own Cites High: Gender and Self-citation across Fields and over Time
https://arxiv.org/abs/1607.00376

#삶을위한리터러시 #영어로논문쓰기

도서관, 대출, 그리고 대학에서의 글쓰기

버지니아대학 학부생의 연간 대출수는 지난 10년간 238,000권에서 60,000권으로 줄어들었다. 대학원생과 교수들의 경우 비슷한 추세를 보여 같은 기간 각각 61퍼센트, 46 퍼센트 감소했다. 얼마 전 학생들의 도서이전 반대시위로 화제가 되었던 예일대 도서관의 경우에도 지난 10년간 대출이 64퍼센트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대출만 줄고 도서관 내의 책 참조가 늘어난 것은 아닌가? 내부 추적 시스템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점이 드러난다. 대학 도서관의 도서 활용율은 모든 면에서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한 가지 반대의 추세를 보이는 것은 e-book 활용. 2016년 버지니아대 도서관의 전자책 다운로드 권수는 약 170만 권으로 10년 전에 비해 열 배 이상 증가했다. 도서관 이용 행태와 대학에서의 읽기 쓰기 변화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읽어볼만한 기사. #삶을위한리터러시

https://www.theatlantic.com/ideas/archive/2019/05/college-students-arent-checking-out-books/590305/

단단한 영어공부, 함께 걷는 이들을 만나다

Posted by on May 14, 2019 in 단상, 링크, 삶을위한영어공부, 영어 | No Comments

평범한 후기이겠거니 했는데
읽다가 눈가가 촉촉해졌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책이지만
누군가의 삶에 닿아
어떻게 쓰이게 될지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군요.

만남은 기억을 소환하고
지금을 돌아보게 하고
또 다른 만남을 불러옵니다.

방학 이후 쉼없이 달려온 탓에
조금은 힘겨운 나날이지만
작은 기적들을 맛보며
또 한 걸음 내딛습니다.

삶을 위한 영어공부를 열어가고자 하는 분들과
함께 읽고 싶습니다.

https://blog.naver.com/pr1024/2215371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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