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와 소소한 일상

Posted by on Oct 23, 2017 in 단상, 말에 관하여 | No Comments

오늘도 타임라인에는 기쁨과 슬픔이 교차한다. ‘일희일비‘와 ‘소소한 일이라고 흘려버리지 않음’은 백짓장 한장 차이인 듯하구나.

#지극히주관적인어휘집

유튜브

Posted by on Oct 21, 2017 in 단상, 말에 관하여 | No Comments

고대 이집트의 미로는 인터넷과 스트리밍 기술 위에 수많은 덕후들의 피땀으로 지어진 무간지옥(無間地獄)으로 재림했다. 한번 빠져들면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다는 이 지옥의 이름은 유투부(類鬪涪)다.  #지극히주관적인어휘집

“어떤 수업이예요?”

Posted by on Sep 23, 2017 in 단상, 말에 관하여, 일상 | No Comments

수업이 끝났다. 한국어가 조금 서툰 두 유학생을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났다. 말을 건넸다.

“오늘 수업 끝나신 거예요?”
“아니오. 오후에 한 개 더 있어요.”
“아 금요일 오후에 힘들겠다. 어떤 수업이예요?”
“그게 어… 영…” (다른 학생) “영어문…”
“아 과목 이름이 좀 어려운가 봐요.”

학생들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진다. 순간 옆에 서 있던 한 남성이 불쑥 끼어든다.

“이름이 좀 긴가요? 영미OOOO. 헷갈릴 수 있죠.”

허걱 담당교수시다. 급인사 모드. 얼굴이 밝지는 않은 듯. 이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모두와 헤어진다.

친근함으로 말을 건넸으나 학생들에겐 당황을, 담당교수에겐 씁쓸함을 안긴 것 같다.

결론: 이렇게 눈치가 없어서야.

슬프고도 용감한 ON

Posted by on Sep 21, 2017 in 단상, 말에 관하여 | No Comments

가장 용감하지만 무엇보다 슬픈 ‘on’은 “move on”에서의 ‘on’인 것 같다. Time to move on.

#지극히주관적인어휘집

Posted by on Sep 12, 2017 in 단상, 말에 관하여, 일상 | No Comments

틈은 존재들 사이에서 존재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을 드러내지만 자신을 둘러싼 존재들을 경멸하지 않는다. 존재들이 스러져갈 때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틈같이 살았던 이들, 그런 ‘틈의 화석’을 발굴하려 또다른 틈이 되는 이들이 있다.

#지극히주관적인어휘집

제가 감사하죠 vs. Thank YOU

‘감사합니다’는 대개 ‘Thank you’로 번역되는데, 상대에게 감사를 돌릴 때 두 언어의 패턴 차이가 흥미롭다.

한국어
A: 감사합니다.
B: 제가 감사하죠. (‘제가’에 강세. 생략되었던 주어 등장.)

영어
A: Thank you.
B: Thank you. (‘you’에 강세. 비격식체에서는 주로 Thank YOU. 표기. 있던 목적어를 강하게 발음.)

한국어 ‘감사하다’는 타동사로 쓰이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자동사로 쓰이고, 다른 꾸밈말을 동반하지 않는다. “감사합니다” 단독으로 쓰일 경우가 가장 많은 것이다. 전통 문법으로 보면 ‘감사합니다’는 주어가 생략된 형태다.

이에 비해 영단어 thank는 타동사로 목적어를 취한다. “Thank you”가 가장 빈번히 쓰이지만 “Thank her”, “Thank him” 등이 가능하다. “Thank you”에서는 한국어 문장과 마찬가지로 주어가 생략되었지만 구조의 제약으로 목적어를 생략하진 못한다. (물론 him이나 her를 취할 경우 I가 등장하게 되므로 구조적 특성이 완전히 같다고 말할 수는 없다. 본 논의에서 중심은 아니므로 패스.)

일반적으로 한국어는 주어 생략이 잦다 하고 영어는 그렇지 않다고 하는데 상대에게 감사를 돌릴 때엔 이런 일반론이 살짝 뒤집히는 게 재미있다.

덧. 실험해 보진 않았지만 “Thank YOU.” 해야 할 상황에서 주어 I를 강조하며 “I thank you.”라고 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다.^^

눈치

Posted by on Sep 7, 2017 in 단상, 말에 관하여 | No Comments

‘눈치’를 파보면 대개 맥락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권력관계가 나온다는 것. 눈치 빠른 사람이면 다 아는 거 아닙니까. #지극히주관적인어휘집

연구 re-search

Posted by on Aug 19, 2017 in 과학, 단상, 말에 관하여 | No Comments

re-search n. 다시-찾음. 내가 알고 있는 바, 상식, 혹은 기존 가설이 옳다는 가정을 넘어 새로운 목적지를 설정하고 이를 찾아가는 일. 목적지에 도달하면 지나온 길을 뒤로 하고 또 다른 탐험에 나서기. 계속 찾는 과정. 언제까지나 ‘re-‘에 천착하는 일.

#지극히주관적인어휘집

한국사회에 아카이빙이 있는가?

Posted by on Aug 14, 2017 in 단상, 말에 관하여 | No Comments

지난 겨울에서 이번 봄까지 전개된 촛불혁명 관련 글들을 살펴보면서 매번 던지는 질문을 다시 하게 된다.

“한국사회에 사료보존(archiving)이 있긴 한가?”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역사는 늘 생성중이다. 하지만 자료로 보존되지 않는 역사는 잊혀지고 왜곡된다. 디지털 자료가 넘쳐나는 시대의 자료도 데이터베이스로 쌓지 못한다면, 다른 시대야 더 말해 무엇하랴.

혁명만큼 중요한 것은 혁명에 대한 기록과 기억이다. 나아갈 힘은 돌아봄에서 나온다.

쉼과 불안

Posted by on Aug 13, 2017 in 단상, 말에 관하여 | No Comments

“뭐든 배워두면 언젠가 다 도움이 된다”는 말을 종종 접한다. 배워서 도움이 된 경우만 선별적으로 기억하거나 함부로 배운 것의 폐해를 망각해서, 그도 아니면 상대를 설득해야 하는데 딱히 괜찮은 논리가 없어서 하는 말 아닐까. 중단없는 자기계발을 권하고 휴식의 투자대비수익을 따지는 사회에서 저 말은 ‘쉬지 말고 일하고 공부하라’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아니다. 잘 쉬고 잘 노는 게 최고다. 쉼없는(rest-less) 삶은 말 그대로 불안한(restless) 사회를 낳는다.

#지극히주관적인어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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