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습의 내러티브

Posted by on Dec 4, 2017 in 삶을위한영어공부, 수업자료 | No Comments

한국사회에서 외국어학습의 내러티브는 성공과 실패, 투자대비 수익, 수준 도달 혹은 미달 등으로 점철되어 있다. 이는 학습의 궤적을 좁디 좁은 사다리로 파악하는 방법이다. 여기에서 자신의 영어는 올라가거나 내려가거나 미끄러지거나, 남들에 비해 더 위에 있거나 비슷하거나 아래 있다.

이같이 수직적인 서사의 틀(narrative template)을 다양한 경험, 재미, 만남, 감동, 깨달음, 멋진 순간들로 바꾸어 내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놀고, 깨닫고, 발견하고, 웃고, 떠들고, 농담을 주고받고, 눈물지은 순간들로 만들어진 기억으로 바꾸기 위해 해야할 일 말이다.

수년 간 학생들의 영어학습 자서전을 읽으면서 갖게 된 화두입니다. 구상하고 있는 #삶을위한영어공부 원고의 핵심 문제의식이기도 하구요.

인풋 패러다임과 모국어 지식

한국 영어교육의 지배적 패러다임은 단연 ‘인풋(input)’이다. 영어는 영어로 배워야 하고, 영어에 많이 노출(exposure)될 수록 영어를 잘하게 된다는 요지다.

외국어 학습에서 언어입력(input)의 중요성을 폄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기타를 직접 경험하지 않고 기타를 배울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외국어 이해에 있어 한국어 배경지식이 갖는 중요성은 좀처럼 강조되지 않는 것 같다. 외국어를 읽고 듣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국어에 대한 지식과 세계에 대한 지식 모두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일상에서 이 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아마도 한국어 자막의 효용일 것이다. 특정 외국어에 익숙한 학습자들의 경우에 잘 들리지 않던 뉴스 혹은 드라마도 한국어 자막과 함께 보면 들리는 경우가 많다. (진짜 들리는지 확인하려면 랜덤 샘플링을 통해 받아쓰기를 해보면 될 터이다.) 이는 외국어의 단어나 소리 자체가 청자에게 전달된다기 보다는 (한국어로 된) 배경지식과 상호작용하며 뇌에서 처리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주변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을 종종 털어놓는 걸 보면 필자만의 경험은 아닌 듯하다.

한편 이러한 현상은 모국어와 외국어의 상호작용이 매우 신속하게 이루어짐을 시사한다. 신경언어학의 연구는 사춘기 이후 외국어를 처음 배웠을 경우 모국어(L1)와 외국어(L2)가 사뭇 다른 ‘회로’와 활성화 패턴을 통해 처리됨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국어 자막이 외국어 이해에 실시간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다수의 경험은 L1과 L2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상호작용할 수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다만 엄밀한 연구를 위해서는 학습자들이 자막을 켜고 영상을 볼 때 ‘들린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어디까지가 실질적 이해이고 어디까지가 ‘이해했다는 착각’혹은 사후적 합리화인지 밝혀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예를 들어 나와 같이 영어를 모국어로 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능숙한 학습자가 영미권 드라마를 볼 때엔 다음과 같은 점을 가정할 수 있다.

1. 영어 구어체에서 사용되는 어휘적, 문법적 패턴에 익숙한 편이다. (해당 언어의 일상어(colloquial language) 전반에 대한 지식)

2. 드라마의 전개상 해당 대화가 어디로 흘러갈지 대략적인 감을 가지고 있다. (기존 스토리라인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추측(inference) 메커니즘 작동중)

3. 드라마의 소재가 특이하지 않다면 해당 대화에서 나올 수 있는 대략적인 어휘셋(lexical sets)에 대해 배경지식을 갖고 있다. (드라마의 내용과 연관된 어휘지식)

4. 드라마의 시즌이 6-7 정도 된다면 이전 에피소드들을 통해 주요 인물들을 대화 패턴을 암묵적으로 익혔다고 볼 수 있다. (개별 인물에 대한 암묵적 지식)

이런 상황에서 필자가 자막을 켜고 볼 때 나의 뇌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언어 능숙도에 따라 어떤 변화 패턴을 보이는가?

이런 주제로 깊이있는 연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실용적인 면에서도 “자막은 금기입니다”나 “무조건 자막 끄고 10번 이상 보세요”보다 나은 설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구글 번역 관련 수업 단상

1. AI의 시대 ‘영어교육이 사라질 것인가?’라는 질문보다는, ‘리터러시 교육에 있어 모국어, 외국어, 정보기술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훨씬 더 유효하다.

2. ‘밥그릇을 빼앗아가는 AI’라는 관점에서 보면 영어교육만 위기는 아니다. 가르칠 영역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소통의 채널과 효율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3. 따라서 ‘영어교육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라는 질문보다는, 의사소통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주목해야 한다. 온라인 커뮤니케이션과 소셜 네트워크가 세상을 빠르게 바꾸었듯이 통번역 기술의 발달은 문화간 소통의 지형을 빠르게 바꾸어 놓을지 모른다.

4. 통번역 기술의 비약적 발전에 데이터 과학의 성과를 모두에게 손쉽게 제공하는 인터페이스의 고도화가 더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내가 스와힐리어 문헌을 해독하고 아프리카 문화권의 정보를 손쉽게 가공할 수 있다면?

5. 그런 의미에서 중장기적인 통번역 기술의 발달을 영어교육 전공자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보다는 문화간 소통의 획기적 증가라는 전지구적 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영어교육과 커리큘럼 단상

내 맘대로 영어교육과 학사 교과과정을 짤 수 있다면 1년간 한국어로 된 형식언어학, 인지언어학, 응용언어학, 사회언어학, 및 자연어처리 관련 서적을 집중적으로 읽히고, 해당 분야의 ‘대가’들이 대중을 염두에 두고 만든 다양한 강연 콘텐츠를 플립러닝 방식으로 학습하게 할 것이다. 1년 동안 기반을 쌓고 그 위에 3년 동안 영어교육을 쌓아도 괜찮다 싶다. 아니 그런 접근이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고 본다.

사회문화적 계급적 표지로서의 영어

영어가 일종의 사회문화적, 계급적 표지로 작용한다는 걸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도 있다. 그냥 각자 열심히 해서 얻은 실력인데 그게 뭐 그렇게 ‘거창한’ 역할을 하느냐는 거다.

그런데 말입니다. (김상중 빙의)

우리는 누군가의 역사지식이나 100미터 달리기 기록으로 그의 배경을 순식간에 판단하지 않는다. 심지어 국어 실력도 그다지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실 별 관심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영어발음을 듣는 순간 그에 대해 꽤나 많은 것을 ‘알아버린다’.

간단한 사고 실험을 해보자. “걔 국어 정말 잘해”와 “걔 영어 정말 잘해” 중 어느 표현을 더 자주 접할 것 같은가?

영어에 대한 태도가 외부로만 향하지 않는다. 우리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영어실력으로 자신의 많은 부분을 판단해 버린다.

그런 면에서 영어의 힘은 사회적이며 심리적이다.

(이렇게 말씀드려도 이해가 안되신다는 분이 있다면 나랑은 세계관이 다른 것으로.)

강의 9년차 잡감

Posted by on Sep 25, 2017 in 단상, 삶을위한영어공부, 일상 | No Comments

TA 시절까지 어언 강의 9년차.
가르친 과목이 대충 25개.
최대한 얕고 최대한 다양하게 가르쳤다.
뭐 내 마음대로 정하는 게 아니니 어쩌겠는가.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유난히 마음이 가는 수업이 몇 있다.

사회언어학과 언어교육
사회문화이론과 영어교육
어휘와 문법 지도법
영어로 논문쓰기,
영어교육방법 및 교육공학

애정하는 주제도 몇 있다.

인지언어학과 영어교육
메타포와 영어교육
멀티리터러시

하나씩 소책자로 묶어 모음집을 만들어도 좋겠다.

(하지만 현실은 단 하나의 주제도 책으로 써내지 못했을 뿐이고…)

걸작을 써낼 능력은 없으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모아
쓸만한 지식으로 정리해 낼 필요를 느낀다.

월급 들어왔다 나간 흔적만 남기고 사라지기엔
세상에 대한 집착이 좀 남았나 보다.

올해가 가기 전에
5년간 써온 긴 글 하나, 짧은 글 하나를 마치려 한다.
죽이 되건 밥이 되건 끝낼 것이다.
사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한계를 인정하고
소소한 소통을 꿈꾸는 중.

모두를 위한 영어교육학 강의 (3) – 주어의 재발견

구조에 대한 설명에서 의미를 이끌어내는 활동으로

먼저 다음 두 시나리오를 봅시다.

시나리오 1

교사: “자 여기, 문장 제일 앞에 나오는 이걸 뭐라고 하죠?”
학생: “명사요.”
교사: “그건 품사구요. 문장에서 하는 역할이 뭐예요? 5형식 배운 사람은 알텐데…”
학생: “주어요!”
교사: “맞아요. 주어. 그럼 이 자리에 나올 수 있는 거 뭐뭐 있지?”
학생: “명사요.”
교사: “좋아요. 명사. A cat 같은 거. 그리고 또?”
학생: “……”
교사: “명사를 대신하는 거, 뭐 있지?”
학생: “대… 명사?”
교사: “그렇죠. 명사를 대신하니까 대명사. ‘대’가 대신한다는 뜻이예요. It, she, he 이런 것들이 대표적이죠. I도 있구요. 명사, 대명사. 그리고 또?”
학생: “……..”
교사: “명사나 대명사 말고 동명사나 To 부정사도 올 수 있죠. 오케이? 자주는 아니지만 That 절도 올 수 있어요. 여기에서 That은 명사절을 이끄는 거죠. 그럼 예문을 몇 개 더 살펴볼게요.”

시나리오 2

교사: “자 문장은 크게 두 부분으로 볼 수 있어요.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랑, 그 주제에 대한 설명. 앞의 것을 subject라고 하고 뒤의 것은 predicate라고 해요. 근데 이런 용어는 몰라도 돼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거지. 자자 다시. 문장은 뭘로 이뤄진다?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랑 그것에 대한 설명. 따라해 봐요. 주제와 설명.“
성우: “주제와 설명.“
교사: “오케이 좋아요. 그럼 성우는 뭐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 싶어요?“
성우: “음… 영화요.“
교사: “영화요? 그럼 이렇게 시작하면 되겠네요. “The movie” 따라해 보세요. “The movie”.
성우: “The movie”.
교사: “영화가 어쨌어요?“
성우: “지루했어요.“
교사: “지루했다… 그럼 지루했다를 표현하는 단어를 찾아봐야겠네요.“
성우: “어떻게 찾죠?“
교사: “음 쉬워요. 한영사전을 찾으면 되죠.
성우: “(사전을 찾는다) Boring?“
교사: “맞아요. 근데 예문을 잘 봐요. 거기 boring만 있어요?“
성우: “아니오. 앞에 is가 있네요.”
교사: “그렇죠? 그러니까 boring은 혼자 못쓰이고 is 같은 애들이랑 같이 쓰여요. ‘is boring’ 이렇게. 좀 재미있게 표현하려면 The movie made me yawn. 그러니까 영화는 나를 하품하게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쓸 수도 있겠죠?”
성우: “네.”

…(중략)…

교사: “그럼 영화 말고 다른 거 이야기해 보고 싶은 거 없어요?”
성우: “친구 충식이요.”
교사: “오케이. 그럼 “friend”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My friend 충식 이런식으로 쓰면 되겠네요.”
…(중략)…
교사: “근데 영화나 중식이, 컴퓨터나 비디오 게임 이런 거 말고 다른 이야기도 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음… 뭐 좋아해요?”
성우: “사진찍는 거요.”
교사: “오 좋아요. 사진찍는 거. 그렇게 뭔가 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할 수가 있어요. Taking photos 같이 표현하면 되죠. 사진찍는 거 어때요?”
성우: “재미있어요.”
교사: “그럼 Taking photos is fun. 이런 식으로 하면 되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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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시나리오에서 ‘주어’를 설명하는 방식은 사뭇 다릅니다. 첫 번째 시나리오에서 주어는 구조적 관점에서 설명되고, 그 예 또한 명사, 대명사, That-절 등의 문법용어(grammatical terms) 혹은 상위언어 용어(metalinguistic terms; 언어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쓰는 언어)입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 주어는 문법용어로 전달되기 보다는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가’라는 의미 범주로 제시됩니다. 이에 따라 학생은 자기가 이야기하고 싶은 소재를 이야기하고 (저는 이걸 ‘던지고’라고 종종 표현합니다) 교사는 이에 대한 설명을 이끌어 냅니다. 사실 이것이 본래의 “subject”/”predicate” 짝에 근접한 설명일 수 있습니다. 문장이 사실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던지고, 이에 대해 설명을 하는 두 가지 파트로 이루어지는 거죠.

요약하면 “문장 = 말하고 싶은 주제를 던지는 부분 + 그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 정도 되겠습니다. 우리말로 하면 주부와 술부 정도 될 듯하네요. 그런데 ‘주부’나 ‘술부’ 같은 용어도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꽤 많더군요.

결국 시나리오 2에서는 시나리오 1에서와 같이 상위언어에서 상위언어로 이어지는 구조적 접근이 아니라, 말하고 싶어하는 소재를 이끌어내고 이에 대해 설명을 함께 만들어 가는 의미적 접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문법용어가 완벽히 자리를 잡은 성인이라면 첫 번째 접근이 꼭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 이 사회는 너무나 많은 문법교육을 요구하죠. 거시적으로 보면 교실에서의 교사-학생간 소통 규약(여기에서는 문법용어를 지칭)을 확립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천문학적 규모의 비용이 투입되고 있는 것입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문법용어 및 시험 때문에 영어를 포기하게 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꼭 필요한 비용인지 의문이 듭니다.

이런 면에서 가르치는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문법용어와 형식적 측면을 배제하고 최대한 의미만으로 문법구조를 풀 수 있는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연령이 낮은 학생을 가르친다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능력이죠.

하지만 여전히 저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습속(habitus)에 뿌리를 둔 문법 설명은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조금씩 변해가는 중에서도 오로지 문법으로만 영어를 배운 이전세대의 교육방식이 끈질기게 살아남아 자신의 세력을 지켜내고 있다고나 할까요?

911 수업자료 하나

[911 관련 중고교 수업 자료] 오늘이 911이군요. 세월이 참 빠릅니다. 놀란 동생이 TV를 보라고 소리쳤는데 너무나 비현실적인 장면에 순간 영화 아닌가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입니다만, 당시 테러공격으로 인해 수많은 비행기들이 항로를 돌려 캐나다의 Gander라는 도시에 착륙했습니다. 총 인구 9천명의 작은 도시였는데 하루 아침에 7천 명 정도의 승객이 밀려들었죠. 갑자기 사람이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나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Gander 주민들은 귀찮다 여기지 않고 성심성의껏 도왔습니다. 아무런 댓가 없이, 상대가 누구냐에 관계 없이 자신들의 시간과 정성을, 삶의 터전를 나누어 준 것입니다. 종교도, 국적도, 피부색도, 성적 지향도, 그 어떤 것도 Gander 주민들의 환대를 막진 못했죠. 이를 USA Today가 보도한 영상입니다. 자막이 있어서 틀어주기 좋을 듯하네요.

 

네이티브에게 외국어 배우기

그러나 외국어 교육에 전문성이 없는 (맥락 이해를 위해 역자 삽입) 원어민(native speaker)에게만 배우는 것은 에베레스트산에 오르는 데 산 꼭대기에서 태어나 밑을 향해 소리치며 방향을 지시하는 사람에게 안내를 받는 일과 같습니다. 발음은 정확할 지 몰라도 당장 흔들거리는 보울더(비바람에 깎여 둥근 모양이 된 바위)에서나 위험천만한 빙하의 균열 지점에서 확고한 발판을 찾는 데 도움을 주진 못합니다. 여러분들께 필요한 것은 말하자면 언어학습을 돕는 셰르파입니다.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해당 언어의 고지에 오른 비원어민 화자(nonnative speaker) 말입니다.

“But learning from a native speaker alone is like being guided up Mt. Everest by someone who was born at the top of the mountain and is shouting directions down from above. The sounds may be pronounced correctly, but that won’t help you find firm footing among the loose boulders and treacherous crevasses. What you need is a language Sherpa, if you will: a nonnative speaker who struggled with the language and who conquered it.” (p. 89)

Richard M. Roberts and Roger J. Kreuz. (2015). Becoming Fluent: How Cognitive Science Can Help Adults Learn a Foreign Language. Cambridge, Massachusetts: The MIT Press.

동영상의 밀도

Posted by on Aug 11, 2017 in 단상, 링크, 삶을위한영어공부, 영어 | No Comments

트렌드에 관심도 없고 따라갈 능력도 안되지만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감은 잡아야 할 듯하여 가끔 ‘영어 학습법’ 동영상을 찾아본다. 대개 정보의 밀도가 낮고 주변적인 이야기가 많다. 아는 내용이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으나 한두 문장으로 요약 가능한 이야기를 5분 10분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미디어에 대한 나의 오해일 수 있다. 동영상의 정보밀도는 낮추고, 신변잡기+경험+유머+슬쩍호통치기를 적당히 갈아넣어 매력적인 진행자를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 최고의 성공전략일지도 모르니까.

얼마 전에는 동영상 강의를 보는데 추천 영상 중 하나가 <미국 교포 vs 영국 교포, 누가 더 영어를 잘할까?>라는 제목을 달고 있더라. 이런 제목에 끌리는 사람과 행여나 손이 미끄러져 클릭하게 될까 조마조마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는 당연히…

한국에서 웹이 시작되던 시기부터 웹상의 교육에 대해 고민해 왔지만 미디어에 대한 태도와 미감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 듯하다. 영상을 정보습득의 제1매체로 쓰는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상이라는 ‘외국어’에 좀더 깊이 빠져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덧: 물론 모든 영상이 ‘듬성듬성’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애정해 마지 않는 Vsauce 같은 채널을 보라. 문자매체 못지 않은 정보밀도를 자랑한다. 스크립트가 웬만한 책 원고보다 낫다.

https://www.youtube.com/user/Vsau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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