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영어공부 3쇄

Posted by on Jun 16, 2019 in 단상, 삶을위한영어공부, 영어, 일상 | No Comments

<단단한 영어공부>가 3쇄를 찍게 되었습니다. 출간 100여 일 만이네요. 부족한 점에도 불구하고 공감해 주시고 알려주신 덕분입니다. 삶을 위한 영어공부로 향하는 길에 많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쁩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아래 유유출판사의 공지글을 옮깁니다. 책 표지의 ‘비밀’이 담겨 있답니다. ^^)

#단단한영어공부 #중판출래

이 책은 영어공부 책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영어시험 점수를 잘 받기 위한 학습법을 알려 준다거나 영어를 원어민처럼 술술 하게 되는 법을 안내하는 책이 아니에요. 이 책은 영어공부 책입니다. 경쟁의 한복판에 놓인 영어가 아니라, 인간과 인간을 이어 주는 언어 중 하나인 영어를 공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지요.

책 표지에 ‘영어공부’라고 쓰여 있는데, 영어공부 책이 아니라고 했다고 영어공부 책이라고 하니 좀 헷갈리시죠? 이 표지 시안을 처음 봤을 때, 마그리트의 유명한 그림 ‘this is not a pipe’가 떠올랐습니다. 파이프 그림과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텍스트를 본 이들은 자꾸만 질문을 던지게 되죠. 파이프를 그려 놓고 파이프가 아니라고? 이건 파이프 그림이지 진짜 파이프는 아니지 않은가? 파이프를 그린 그림은 파이프라고 할 수 없는가? …… 우리의 관습적 사고방식을 깨도록 만든 작품이지요.

『단단한 영어공부』도 자꾸 질문을 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습니다. 초중고교에서 장장 12년간 배운 영어는 나를 성장시켰나? 영어공부 생각만 하면 답답하고 두려운데 언어 공부란 이런 걸까? 영어를 기존의 방식과 다르게 가르치거나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응용언어학자인 저자는 말과 인간이 만나는 지점에 관심을 두고 우리가 이 익숙하지만 낯선 영어공부의 세계로, 외국어의 세계로, 언어의 세계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도록 돕습니다. 그리고 영어공부를 위해 내 삶을 쏟아붓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영어공부를 하자고 말하지요. 찬찬히 꾸준하게 영어를 공부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오늘 중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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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영어공부 #중판출래 이 책은 영어공부 책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영어시험 점수를 잘 받기 위한 학습법을 알려 준다거나 영어를 원어민처럼 술술 하게 되는 법을 안내하는 책이 아니에요. 이 책은 영어공부 책입니다. 경쟁의 한복판에 놓인 영어가 아니라, 인간과 인간을 이어 주는 언어 중 하나인 영어를 공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지요. . . . 책 표지에 '영어공부'라고 쓰여 있는데, 영어공부 책이 아니라고 했다고 영어공부 책이라고 하니 좀 헷갈리시죠? 이 표지 시안을 처음 봤을 때, 마그리트의 유명한 그림 'this is not a pipe'가 떠올랐습니다. 파이프 그림과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텍스트를 본 이들은 자꾸만 질문을 던지게 되죠. 파이프를 그려 놓고 파이프가 아니라고? 이건 파이프 그림이지 진짜 파이프는 아니지 않은가? 파이프를 그린 그림은 파이프라고 할 수 없는가? …… 우리의 관습적 사고방식을 깨도록 만든 작품이지요. . . 『단단한 영어공부』도 자꾸 질문을 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습니다. 초중고교에서 장장 12년간 배운 영어는 나를 성장시켰나? 영어공부 생각만 하면 답답하고 두려운데 언어 공부란 이런 걸까? 영어를 기존의 방식과 다르게 가르치거나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응용언어학자인 저자는 말과 인간이 만나는 지점에 관심을 두고 우리가 이 익숙하지만 낯선 영어공부의 세계로, 외국어의 세계로, 언어의 세계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도록 돕습니다. 그리고 영어공부를 위해 내 삶을 쏟아붓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영어공부를 하자고 말하지요. 찬찬히 꾸준하게 영어를 공부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오늘 중쇄 찍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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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의 신

“대한민국에 영어교육 전문가가 어디 있습니까”라는 답글을 우연히 보았다. “내 주변에 전문가가 없다”를 습관적으로 ‘대한민국에 전문가가 없다”로 바꿔쓰는 분들이 있다. 전문가 자리에 오만가지를 넣어 말할 수 있는 용기까지 지닌 분들이다.

언젠가 소위 ‘글로벌 대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만트라처럼 여기는 생각을 들은 적이 있다. 아무리 날고 기는 인재들이 자신의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회사 담장 바깥에 더 뛰어난 인재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HR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무림고수’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말이었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의 지평 너머에는 반드시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 그 세계는 당장 볼 수 없기에 일종의 ‘신비’로 존재하지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세계와는 비교할 수 없이 넓고 깊다는 것이다. 그 세계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것은 좁디좁은 나의 세계를 우주의 위치로 격상시키는 일이자 자신을 신의 자리에 앉히는 행위다. 그렇게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는 ‘무지의 신’이 탄생한다.

나 자신부터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라는 엄연한 사실을 새겨야겠다.

#삶을위한리터러시 #지극히주관적인어휘집

생애 첫 기조강연 – 삶을 위한 영어공부

My first plenary speech at the Modern Linguistic Society of Korea (MLSK) 한국현대언어학회 기조강연 (5.25)

어제 충남대학교에서 열린 한국현대언어학회 봄학술대회에서 <삶을 위한 영어교육: 연구자와 교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주제로 생애 첫 기조강연을 했습니다. 시작 전에는 살짝 긴장이 되었지만 입을 떼고 나니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떠는 데 쓸만한 인지적 자원이 사라지더군요. 그래서 안떨고(실은 못떨고?) 그럭저럭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강연 요청을 받고는 최근 쓰고 있는 논문 이야기를 할까 했는데 영어교육, 응용언어학, 언어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대학원생들이 오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평소 동료 연구자와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대로 담았습니다. 아마도 편지글 형식의 기조강연은 다들 처음이셨을 겁니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지요.

“대학의 위기라고 합니다. 교육의 위기라고 합니다. 그 가운데 학문과 실천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듯합니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영어는 다른 세계로 가는 통로가 되기 보다는 사람들을 가르는 문화자본으로 기능할 때가 많습니다. 각자는 모두 열심히 뛰고 있는데 삶은 나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언어학과 언어교육을 업으로 삼고 있는 우리의 삶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저의 생각이 모두 옳은 건 아닐 겁니다. 하지만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연구자들과 교사들을 만나며 하고 싶은 말이 생겼습니다. 용기를 내어 마음을 담은 편지 한 통을 건네려 합니다. ‘언어와 문화, 삶을 위한 연구와 교육’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자 함입니다. 편지에는 크게 네 가지 내용이 담겼습니다.

먼저 삶을 위한 연구와 교육을 위한 성찰입니다. 제가 말을 처음 연구하고 가르치기 시작한 그 때의 설렘과 열정을 간직하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동일한 질문을 우리 자신에게도 던집니다. 처음 말과 사랑에 빠졌던 때의 열정을, 언어가 열어젖힌 세계의 아름다움에 경탄했던 마음을 갖고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는지 말입니다. 우리의 연구와 교육은 삶에 뿌리박고 있는지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다음으로는 우리가 학생들에게 어떤 욕망을 심어주고 있는지 반성합니다. 한국사회에 깊이 뿌리박은 네이티브 중심주의와 인풋만능주의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합니다. ‘원어민 되기’로 표상되는 욕망의 방향에 대해 성찰하고 삶을 위한 공부로 나아가는 방안을 함께 궁리합니다. 이 사회가 키워가는 언어에 대한 욕망이 진정 학생들의 삶을 위한 것인지 돌아봅니다.

세 번째로는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며 만나는 세계에 대해 생각합니다. 우리의 학생들은 성적과 스펙의 도구를 넘어선 언어로서의 영어를 경험하고 있는지 묻습니다. 혹 그렇지 않다면 연구자와 교사로서 어떤 실천을 꾀해야 할지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삶을 위한 언어교육은 어떠해야 하는지 묻습니다. 이 사회에서 언어학, 응용언어학, 영어교육 연구자와 교사들이 새롭게 고민해야 할 화두를 나눕니다. 함께 성찰하며 소통할 수 있는 언어교육을 꿈꾸자는 제안입니다. 학생과 교사와 연구자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섭니다.”

강연의 마지막에는 연구자와 교사로서 우리는 자신에게, 동료들에게, 학생들에게, 나아가 한국사회에 어떤 편지를 써야 할 것인가를 물었습니다.

학회장에서 타지에서 함께했던 황요한 선생을 7년만에 만났습니다. 오랜 시간 보지 못했지만 엊그제 만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아울러 오랜만에 유수현 Soohyun Yoo 선생님을 뵐 수 있어서 반가왔습니다. 공감하며 영어교육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분들이 있어서 참 좋네요.

이번 학기는 유난히 특강이 많았습니다. 아직 조금 더 남아 있긴 하지만 이번 강의로 큰 모임은 대략 마무리가 되었네요. “삶”과 “교육”을 화두로 고민하는 분들을 만나갈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한 요즘입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남해연구소 강의 후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남해연구소 강의 <원어민과 비원어민의 차이, 그 간극 좁히기> (2019.5.20)

KIOST(한국해양과학기술원) 강의 덕에 처음으로 거제에 다녀왔습니다. 오전 강의인지라 전날 오후부터 다음날 저녁까지 하루 반을 온전히 썼네요. 빗속을 뚫고 가느라 힘들었지만 아름다운 풍광 덕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해양연구소답게 입구가 바다와 맞닿아 있더군요. 정문 옆이 바다인 정부기관은 흔치 않을 것 같습니다.

강연에는 해양연구소 연구원들과 UST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대학원생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네이티브 중심주의를 넘어서야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라도 네이티브와 우리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해야 함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나아가 어휘와 쓰기학습의 측면에서 이 간극을 빠르게 좁힐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강연을 조직하신 직원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연구소 소장님의 말씀에 피곤이 확 풀리더군요.

겨우 하루 지났는데 며칠은 지난 기분입니다. 거제와 서울의 시공간은 참 많이 다르네요. 간만에 ‘시골’ 유학지의 느릿함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좀더 여유있게 거제 곳곳을 돌아보고 싶습니다.

단단한 영어공부, 함께 걷는 이들을 만나다

Posted by on May 14, 2019 in 단상, 링크, 삶을위한영어공부, 영어 | No Comments

평범한 후기이겠거니 했는데
읽다가 눈가가 촉촉해졌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책이지만
누군가의 삶에 닿아
어떻게 쓰이게 될지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군요.

만남은 기억을 소환하고
지금을 돌아보게 하고
또 다른 만남을 불러옵니다.

방학 이후 쉼없이 달려온 탓에
조금은 힘겨운 나날이지만
작은 기적들을 맛보며
또 한 걸음 내딛습니다.

삶을 위한 영어공부를 열어가고자 하는 분들과
함께 읽고 싶습니다.

https://blog.naver.com/pr1024/221537130417

짓다 철학학교 특강 후기 (2019.5.13)

Posted by on May 14, 2019 in 단상, 삶을위한영어공부, 일상 | No Comments

1. 강연을 마치고 첫 질문을 던지신 분은 20년 째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이셨다. 주로 입시 그 중에서도 외고입시 일을 많이 하셨는데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끼시고 중간에 상담을 전공하셨다고 한다. 네이티브 중심주의와 인풋만능주의의 피해자임과 동시에 가해자로 살아왔다고 말씀하시면서 눈물을 글썽이셨다. 이젠 학부모들과 만나면서 그들부터 올바른 영어교육을 경험하게 하는 일을 하시고 계시다고 했다. 듣는 내내 내 마음에도 눈물이 고였다. 영어공부엔 상처가 많다. 상처인지도 모르고 지나는 상처들.

2. 월요일 저녁인데도 적지 않은 분들이 오셨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홍천여고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멀리 서울까지 와 주었다는 것. 서울 안에서도 시간을 내기 힘든데 홍천에서 와준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참 고마왔다. 비록 그들의 삶에 당장 대단한 변화를 가져올 수 없겠지만, 게속해서 삶을 위한 단단한 영어공부를 이야기할 힘을 얻는다. 시쳇말로 ‘입시에도 내신에도 별 도움이 안되는’ 이야기를 들으러 먼 길을 오신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3. 대중강연을 하면 항상 나오는 질문이 있다. 유아 영어교육을 언제부터 어떻게 시켜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정답이 있을리가 없다. 목표하는 바가 다르고 아이들의 성향이 다르다. 계획을 짠다고 해서 그대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만나는 선생님들도 천지차이다. 쉽게 답할 수가 없는 질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정도’는 (1) 영어에 올인하지 말고 한국어 발달을 염두에 두며 (2) 아이의 흥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영어를 경험하게 하고 (3) 아이가 계속 거부하면 재촉하지 말고 인내심으로 기다리며 (4) 부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아이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걸 시키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영어를 얼마나 시키느냐”가 아니라 “아이와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주체가 되라”는 이야기를 한다. 영어를 중심에 놓지 말고 전인적 성장을 중심에 놓으라는 요청이다.

마지막으로 행사를 준비해 주시고 진행 및 정리까지 담당해 주신 짓다철학학교에 감사를 드린다.

On nativespeakerism

Native-speakerism is a powerful ideology machine that mass-produces unfairness, contempt, inferiority, and frustration. It ruthlessly divides native and nonnative speakers, veils the hard fact that we are all legitimate users of a certain language, and naturalizes sociocultural, economic biases against additional language learners.

Through this seldom-challenged mechanism, it effectively molds discrimination out of differences, mimics racism in placing the categorical value on an innate capacity, and colludes with the ‘sacred’ meritocracy by establishing native speaker-favored standards, qualifications, and market environments. Where native-speakerism prevails, foreign language learning functions as a viable tool for the old ruling strategy: divide and conquer.

So I remind myself that I do not need to say, “I perfectly understand what you mean by that. However, it is wrong: native speakers would not speak like that.” No, they’re not wrong. They are communicating in a fully legitimate way. Ultimately, the right to judging right and wrong lies in the interlocutors in situ, not in an idealized group of native speakers. However the myth of the all-mighty native speaker persists, mainly due to its role in perpetuating the sense of deficiency and illegitimacy on the part of language learners and ever invigorating the market value of native speakers.

#영어로쓰면거의안읽힘
#여기까지읽어주신분께감사를

단단한 영어공부, 첫 인터뷰를 하다

지난 화요일, 처음으로 <단단한 영어공부> 인터뷰를 했다. 언론사도 블로거도 아니었다. 내 책을 읽은 한 고교생 독자였다.

졸업 프로젝트로 삶을 위한 외국어 학습법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했다. 다른 친구들은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있느냐 물었더니 ‘나만의 텃밭 가꾸기’ 같이 소박한 실천이나, 지역 연구 등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한다고 했다. 나와의 인터뷰도 학교에서 지정한 프로젝트 집중 준비기간을 활용해 진행하는 것이라고. 소수의 학교에서만 가능한 일이겠지만 내가 받은 고교 교육과는 참 많이 다르구나 싶었다.

그는 영어와 한국어 이외에 터키어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터키로 대학을 진학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부모님께서는 이 계획에 상당히 호의적이신데 도리어 터키어를 가르치시는 원어민 선생님이 터키의 불안한 정치상황 때문에 괜찮겠느냐고 걱정해 주시는 상황이라고 했다.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는 ‘좀더 잘 준비했어야 했는데’라고 수줍은 듯 질문지를 건넸다. 인터뷰 질문을 읽어나가면서 고민과 숙고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훌륭한 질문에 두서없는 대답이 한 시간 가량 이어졌다. 마지막 질문에 대해서는 “제 이야기만 듣지 마시고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시면 좋겠다”고 답했다. 소위 ‘전문가’의 이야기도 좋지만 그게 자신과 주변 사람에게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반대로 어떤 면에서 적용 불가능하며 비판받아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자는 제안이었다.

인터뷰로 출출해진 우린 함께 멸치국수를 먹었다.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그는 터키어 수업을 받으러 떠났고 나는 다음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돌아왔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차분하고도 단단하게 인터뷰 질문을 던지던 그가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그의 삶을 위한 외국어 공부와 더 넓은 세상으로의 도약을 응원한다.

#단단한영어공부 #삶을위한영어공부

발음에 대한 태도 그리고 정체성

You may not be satisfied with and want to improve someone’s pronunciation in educational contexts. However, you don’t have any right whatsoever to make fun of other people’s accents: it would be to despise their sociocultural history and, sometimes, even biological characteristics. Respecting someone’s accent is part of respecting the person.

외모를 놀리는 것이 문제이듯 발음을 놀리는 것 또한 문제다. 우리는 타인의 발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마음 속으로 그리 생각하면 된다. 이점은 모국어의 흔적을 갖게 되는 외국어학습에서 특히 중요하다. 각자는 세상에서 유일한 각자만의 액센트가 있고 이는 그 자체로 한 사람의 정체성을 구성한다. 그리고 존중받아야 한다. #삶을위한영어공부 #언어기반차별

서울대 보건대학원 강의

4월의 마지막 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황승식 선생님의 초대로 삶을 위한 단단한 영어공부를 주제로 강연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대학원생 연구자들과는 보통 영어로 논문쓰기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 날은 네이티브 중심주의와 인풋만능주의의 폐해에 대해 주로 논의한 후 쓰기와 어휘공부 전략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습니다.

어쩌면 ‘실용성’이 떨어지는 논의일 수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집중해서 들어 주셨습니다. 어쩌면 제가 ‘실용성’을 너무 좁게 정의하고 강의에 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더군요. 앞으로는 영어교육의 사회문화적, 제도적, 정치적 측면에 대해서 좀더 자신있게 이야기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연구자를 비롯하여 세계를 조금이나마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에게는 이중고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주류’의 리터러시 관행을 충실히 익히는 것.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존 구조 안에서 새로운 관계와 질서의 리터러시를 실천하는 것.

학술리터러시의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의 관행 즉 논문을 써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우선 중요할 겁니다.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기존의 학술 커뮤니케이션 구조가 갖는 모순들을 직시하고 이를 가로지르는 실천들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후자의 측면에서 보건학이나 응용언어학이 할 일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둘다 매우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어야 하는 분야니까요.)

강연 때마다 느끼지만 제가 신나서 떠드는 것보다 청중들과 소통하는 게 더 즐겁습니다. 영어공부에 대해서도 한 차례 짧은 모임을 넘어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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