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 학술 프리젠테이션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제가 프리젠테이션에 대해서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이 점이/이 연구가 정말 중요하다”라는 점을 청중들에게 알리는 방식입니다. 프리젠테이션이 그냥 이력서에 한 줄 올라가는 발표가 아니라 자기 삶에서, 학계에서 나아가 인류에게 정말 중요한 이슈라는 것을 설득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에게 큰 영감을 주었던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교육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발표를 시작하곤 합니다. 인상적인 인용구와 해당 분야의 기념비적 연구를 가지고 시작하는 전략도 나쁘지 않은 것 같구요.

두 번째는 데이터입니다. 자기 연구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외쳐봐도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프리젠테이션은 재미도 힘도 없습니다. 처음에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는 데이터가 없어서 고생했는데, 논문을 거의 완성할 때쯤 되니 보여줄 것들 중에서 고르는 것이 힘이 들었습니다. 저는 “강한 인상/확신을 줄 수 있는 데이터 두세 가지를 보여주는 간결한 비주얼”로 발표를 채우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많은 데이터를 보여주려다 보면 발표가 아닌 논문이 되어버리고 청중의 집중력도 급속히 떨어지게 되니까요.

즉 두 가지가 갖춰진 프리젠테이션은 기본은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많은 문헌들을 잘 정리해서 표와 차트로 보여준다거나, 발표 후 자신의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새로운 연구방법론을 도입했다면 이를 통해 다룰 수 있는 다른 영역 혹은 데이터를 강조해야 하겠지요. 하지만 다시 강조하자면 “이게 나에게, 학계에, 우리 사회에 중요하거든요?” 아울러 “왜 중요한지 이 데이터를 보면 확실히 아시겠죠?”라는 두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이제 (그닥 좋아하는 용어는 아니지만) 프리젠테이션을 조직하는 ‘스킬’의 측면을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에서는 발표자료에 대해 충분한 지식이 있고, 관련 용어를 숙지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어떻게 영어로 발표를 이끌어 나갈지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제가 생각해 본 전략은 최근 쉽게 구할 수 있는 다양한 동영상 강의를 일종의 모델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TED.com에 올라와 있는 중 Pamela Meyer의 “거짓말장이 잡아내는 법”이라는 강연을 예제로 사용하겠습니다.

1. 시작에 임팩트있는 진술과 유머를 섞어라.

“Okay, now I don’t want to alarm anybody in this room, but it’s just come to my attention that the person to your right is a liar. (Laughter) Also, the person to your left is a liar. Also the person sitting in your very seats is a liar. We’re all liars. What I’m going to do today is I’m going to show you what the research says about why we’re all liars, how you can become a liespotter and why you might want to go the extra mile and go from liespotting to truth seeking, and ultimately to trust building.”

먼저 웃음을 이끌어내기 위해 “지금 딱 보니까 너 오른쪽에 있는 사람 거짓말장이네?” 라는 말을 던집니다. 그리고 그것을 현장에 모인 청중들, 나아가 모든 인간에 적용하죠. 처음 웃고 시작하는 건 프리젠테이션에서 정말 효과적입니다. 자연스런 웃음으로 순식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작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거죠. 하지만 단순한 웃음을 유도하는 게 아니라 발표의 주제가 우리 각자 또 사회 전체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음을 명확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Today I’m going to … 라는 구문을 통해서 오늘 할 이야기를 단도직입적으로 전합니다. 이 문장은 전체 프리젠테이션의 주제를 담고 있는 문장이면서 자신의 일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ultimately to trust building) 문장이기도 하죠.

2. 아래에 내려가면 여러 가지 연구를 언급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On a given day, studies show that you may be lied to anywhere from 10 to 200 times. Now granted, many of those are white lies. But in another study, it showed that strangers lied three times within the first 10 minutes of meeting each other. (Laughter)”

이 부분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발표자가 소개하려는 연구를 매우 간결한 문장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러 연구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순간 프리젠테이션은 지루해집니다. 자기가 하려는 이야기와 관련된 내용만 최대한 간결하게 추려서 소개해야 하고, 그것이 하나의 스토리를 이루도록 해야 합니다. 프리젠테이션은 데이터 주석 data commentary 이 아니고 이야기하기 storytelling 이라는 점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데이터와 결과는 스토리텔링의 주요요소로 기능해야 하는 것입니다.

3. 이번에는 특정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부분을 봅시다.

“Now this brings us to our next pattern, which is body language. With body language, here’s what you’ve got to do.”

앞서 발표자는 프로이드의 말을 통해 우리의 말 speech 과 그에 숨겨진 심리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 부분에서 위의 문장을 사용하여 제스처에 관한 논의로 넘어가죠.

이 부분에서 프리젠테이션을 보시다가 부분 부분을 엮어주는 표현들에 주목하는 습관을 들이자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Now we can move on to … 나 Given this situation/data 같은 식의 표현을 쓰실 수도 있고, On the contrary, on the other hand 등 역접을 나타내는 어구를 쓸 수도 있을 것입니다. This is just a part of the story, though. 라면서 좀더 넓은 논의로 나아가실 수도 있고, Is this really a universal pattern?과 같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습니다. 어떤 식의 표현을 쓰든지 파워포인트 슬라이드가 넘어갈 때 뚝뚝 끊기는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프리젠테이션을 만드는 것은 영화에서 좋은 편집만큼이나 중요한 작업입니다.

4. 다음으로 질문을 통해 청중과의 소통을 이끌어내는 부분을 봅시다.

“Now we’re going to look at the hot spots. Can you tell what’s happening in a conversation? Can you start to find the hot spots to see the discrepancies between someone’s words and someone’s actions? Now I know it seems really obvious, but when you’re having a conversation with someone you suspect of deception, attitude is by far the most overlooked but telling of indicators.”

우선 질문을 던지는 전략은 효과적이지만 매우 위험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너무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건 프리젠테이션을 어색하게 만듭니다. (청중 반응: 뭐 어쩌라구? 그거 계산하려면 수퍼컴퓨터 써야 되겠네.) 너무 안이한 질문은 ‘뭐 저런 질문을 던지고 있냐. 다 아는 거잖아.’와 같은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죠. 따라서 발표하시는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발표 내용을 이해하면 충분히 답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거나, 상상과 추측이 적극적으로 발동되는 질문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5. 다음으로 초반에 제시한 아웃라인을 언급하는 부분을 봅시다.

Now we’ve talked a little bit about how to talk to someone who’s lying and how to spot a lie. And as I promised, we’re now going to look at what the truth looks like.

이건 위에서 설명드린 3번과 비슷한 기능을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초반에 언급했던 전체 강연의 내용 및 구조를 언급하면서 넘어가고 있지요. 청중들에게 지금 발표가 어디 있는지(where we are)를 알려주면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면 전체 흐름을 놓치지 않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발표자는 청중들을 새로운 여행지로 이끄는 가이드라는 점을 염두에 두시면 좋을 것입니다.

6. 마지막 단락은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가져야 합니다.

자 마지막 문단을 한 번 볼까요?

When you combine the science of recognizing deception with the art of looking, listening, you exempt yourself from collaborating in a lie. You start up that path of being just a little bit more explicit, because you signal to everyone around you, you say, “Hey, my world, our world, it’s going to be an honest one. My world is going to be one where truth is strengthened and falsehood is recognized and marginalized.” And when you do that, the ground around you starts to shift just a little bit.

And that’s the truth. Thank you.

“사람들이 거짓을 인지하는 과학을 보고, 듣는 기술과 결합할 때, 그들은 자신을 거짓말에 동조하는 것에서 제외시킵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알리면서 아주 조금만 더 확실히 표현하는 길을 시작하세요 “이봐, 내가 사는 세상, 또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직한 세상이 될거야 내 세상은 진실이 강해지고, 거짓은 밝혀지고 무시되는 세상으로 바뀔거야 그리고 여러분이 그렇게 할 때, 여러분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은 아주 살짝 바뀔 것입니다

그게 바로 진실입니다 감사합니다.”

TED의 한글 번역이 완전히 매끄럽지는 않지만 그 자체로 훌륭한 메시지입니다. 저는 좋은 발표는 정보와 함께 영감을 주어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단락에서 깊은 울림을 이끌어 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프리젠테이션 막판까지 자잘한 데이터를 제시하느라 마지막에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시면 안된다는 말씀입니다.

이상으로 TED talk 한 꼭지를 가지고 학술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저의 짧은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앞으로 TED 를 시청하시거나 기타 강의를 보실 때는 발표자가 주제의 중요성을 어떻게 개괄하는지, 관련 분야의 지식과 연구를 어떻게 이야기로 만들어 전달하는지, 토픽과 토픽 사이의 전환에서 사용하는 전략은 무엇인지, 프리젠테이션의 개별 꼭지들을 전체 이야기 속에 어떻게 자리매김하는지, 결론에서 청중들을 감동시키는 전략이 무엇인지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강의의 내용만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각각의 요소에 해당하는 언어 요소들을 주의깊게 보셔야 하겠죠.

참고영상
https://www.ted.com/talks/pamela_meyer_how_to_spot_a_liar

#학술프리젠테이션 #영어로논문쓰기

수동태 뒤의 전치사에 관하여

a. He was relieved by what he saw.
b. He was relieved about what he saw.

이 둘 중에 뭐가 맞나요? 저는 relieved 다음에 by와 about이 다 된다고 배웠는데 말이죠. 네이티브 두 명에게 물어보니 by가 맞다고 하는데…

이런 질문을 받았고요. 저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about과 by의 의미차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주신 두 표현 (relieved about / by) 중에 뭐가 맞느냐는 건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잘 아시다시피 “By”는 그 뒤에 동작주(agent)나 원인(cause)을 나타내는 표현이 주로 옵니다. 따라서 주신 문장이 “그는 그걸 보고 안심이 되었다”는 의미라면 He was relieved BY what he saw.가 되어야 적절하다고 봅니다.

이에 비해 about은 말 그대로 ‘~에 대해’, ‘~에 관하여’라는 의미입니다. 뒤에 나오는 것이 relieve를 하게 한 agent나 cause라기 보다는 대상(object)인 것이죠. 따라서 “After hearing the news, he was relieved ABOUT the situation in New York.”라고 말하는 것이 좀더 적절하겠죠. 뉴스를 들은 게 원인이 된 것이고, 뒤에 나오는 ‘the situation in New York”은 안심의 대상이 되니까요. (그래서 ‘소식을 듣고 안심이 되었다’의 적절한 번역은 “She was relieved BY the news.”입니다. By 대신 about을 쓰면 상당히 어색하죠.)

그렇다면 다시 He was relieved about what he saw.에 대해 ‘by’를 써야 한다고 말한 원어민의 직관으로 돌아가 보면, 사실 이건 표현에 대한 개인적인 직관이라기 보다는 상황에 대한 사회적인 직관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아무런 맥락 없이 저 문장이 주어졌을 때 by냐 about이냐 하는 것은 ‘what he saw’와 ‘He was relieved’ 사이의 관계와 밀접하게 엮여 있는 것이죠. 보통 뭔가를 걱정하고 있다가 어떤 상황을 목격했을 때 안심이 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저만치 가던 아이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는데 가서 살펴보니 상처도 없고 특별히 다친 곳도 없는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이는 경우 말입니다. 이 경우에는 ‘what he saw’에 의해서(by) ‘was relieved’되었다고 보는 게 적절하겠죠.

다른 상황도 상정할 수 있습니다. 제가 뭔가를 목격했어요. 예를 들어 아이들이 공룡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걸 본 거죠. 그런데 점심을 함께 하고 있는 선생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어이, 김성우 선생. 그 뉴스 봤어? 요즘 나오는 공룡 장난감에 유해물질이 장난이 아니라는데?” 저는 갑자기 아까 봤던 장면이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애들한테 무슨 해가 있을까 하고요. 그래서 뉴스를 찾아봅니다. 검색해 보니 모든 공룡 장난감이 그런 건 아니고, 특정 브랜드만 그렇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그제서야 저는 아까 봤던 장면에 대해(about) 안심이 됩니다. 뉴스에서 지적한 브랜드가 아니니까요. 이때는 “He was relieved ABOUT what he saw.”가 좀더 적절할 것입니다.

우리가 원어민에게 A/B 중에 뭐가 맞느냐고 물을 때 종종 놓치는 것은 A와 B를 “Either A or B”의 관계로 놓는 것입니다. 실제로 구글이나 코퍼스 툴을 찾아보면 둘 다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빈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저명한 출판물에 올라가 있는 경우도 많거든요. 여기에서 빈도(frequency) 뿐 아니라 그 두 표현이 갖고 있는 의미적/개념적 차이에 주목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By와 about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되고요.

이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맥락이고 두 번째는 해당 표현의 기초적인 의미입니다. 위에서 설명드렸듯이 ‘안심이 된다’와 ‘무언가를 목격하다’ 사이에 성립하는 가장 일반적인 관계는 ‘뭔가를 보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안심이 되다’입니다. 하지만 다른 상황이라면 ‘목격한 것에 관하여’가 될 수도 있죠. 또한 by와 about이 가지는 어휘적 개념도 중요합니다. 이것을 고려해야겠죠.

물론 이렇게 말한다고 해도 이 두 표현이 칼로 무 자르듯 딱 갈리진 않을 겁니다. 그 경우에는 비원어민 뿐 아니라 원어민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릴 수 있고요.

덧. 이런 개념을 염두에 두시고 “relieved about the situation.”과 “relieved by the situation.”을 exact match로 구글에서 검색해 보시면 about의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옵니다.

#인지언어학이야기 #수동태 #전치사

사회언어학과 영어교육 강의노트 4: 언어와 정체성, 그리고 적절성(appropriateness)의 애매함

한국인 간호사가 있었다. 최근 미국으로 건너가 자격을 취득해 병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어느날 의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간호사B가 급하게 끼어들었다. 의사는 상황을 파악하고 간호사B에게 “그건 이리저리 해서 그녀에게(to her) 건네주라.”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her’는 한국인 간호사였다.

간호사B와의 대화를 마친 의사가 다시 한국인 간호사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 의사가 살짝 당황한 듯 이렇게 말했다.

“Oh, I’m sorry. Do you go by ‘her’?” (앗 미안합니다. ‘her’로 불리시나요?)

무슨 말인지 몰라 멍하니 있던 간호사는 3-4초가 지나고 나서야 그것이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묻는 질문임을 알았다. 한국에서 일할 때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었다.

여러 복잡한 생각이 스쳤다. ‘당연히 여성으로 안보이나?’ ‘여기에서는 이런 식으로 대놓고 물어보기도 하나?’ ‘나 같으면 모른척 her라고 말할 거 같은데…’ 등등.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라면 그런 질문을 받을 일이 없다. 우선 상대의 성적 정체성에 대해 묻는 걸 꺼리며, 그런 것을 물어보는 일이 엄청난 결례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어에서는 him/her와 같이 성별을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대명사를 쓰지 않아도 되기에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아마도 ‘저분’이나 ‘저 간호사’ 정도로 썼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들어 미국에서도 her/him과 같은 대명사를 쓰기보다는 them과 같이 성별을 나타내지 않는 인칭대명사(gender-neutral personal pronoun)를 쓰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한다. 일화 속 의사가 그냥 ‘them’을 썼더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갔을 수 있었을 것 같지만, 또 이런 ‘them’의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them’이 누구누구인지 되물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고 보면 언어와 문화에 맞는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은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사회언어학강의노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관련 영어표현

코로나19바이러스로 전세계가 떠들석합니다. 관련 핵심표현만을 모은 페이지에서 주요 표현을 가져와 해설을 달아보았습니다.

1. contract a virus 바이러스에 감염된다고 할 때에는 contract라는 동사를 주로 씁니다.

2. extremely infectious / highly contagious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는 표현들입니다. Extremely/highly로 강도를 표현합니다.

3. pass it to others 다른 사람에게 옮긴다고 할 때 pass를 주로 씁니다.

4. carriers 그렇게 바이러스를 (본의 아니게) 옮기게 되는 사람을 carrier라고 합니다.

5. super-spreaders 우리말로 ‘수퍼전파자’는 super-spreader라고 합니다. (이 용어는 가급적 쓰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쓸 경우에는 spreader라는 표현을 기억해야겠네요.)

6. patient zero 최초 감염자는 patient zero입니다. One이 아니라 zero로 개념화되는 게 흥미롭네요.

7. show/display symptoms 증상을 보인다고 할 때에는 show/display symptoms라고 합니다.

8. fever 열 cough 기침 respiratory difficulty 호흡곤란 등이 있겠죠.

9. 잠복기는 the incubation period 라고 표현하지요.

10. (감염)사례는 cases라고 표현합니다.

11. 확진자라고 판단하는 것은 “call someone confirmed or diagnosed cases”라고 표현합니다.

12. 사람들이 감염이 된 것으로 테스트 결과가 나오는 경우 “They test positive for it”이라고 합니다.

13. 유난히 감염자가 많은 경우를 spike로 표현해서 “a spike in cases”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치솟는 모양을 표현한 단어죠.

14. 치명률은 “the mortality rate of a disease”로 표현합니다. 사망자수는 death toll이 되겠습니다.

15. 질병의 발생은 outbreak로 표현하죠. 이 제목의 영화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6. 전 세계로 퍼지는 감염병을 판데믹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pandemic으로 씁니다. Pan-이 붙으면 ‘전체의, 전세계의’의 의미가 되죠.

17. 바이러스를 통제하고 확산을 막는다고 할 때는 control/contain the spread of the virus 라고 합니다.

18. 특정 지역을 봉쇄한다고 말할 때에는 “Towns and cities may be put/placed on/in lockdown”으로 표현합니다.

19. 격리조치는 quarantine이라고 하며 사람을 주어로 할 경우 “be put/placed in quarantine”를 쓰면 됩니다. 자가격리는 self-quarantine이라고 표현하면 되지요.

20. 마스크는 그냥 mask 라고도 하지만 face masks라는 표현도 자주 쓰입니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백신개발’은 ‘develop a vaccine’이라고 표현하면 되겠습니다.

어지러운 나날이지만 모두 몸도 마음도 평안하시기를 빕니다!

표현 출처:

https://dictionaryblog.cambridge.org/2020/02/26/quarantine-carriers-and-face-masks-the-language-of-the-coronavirus

인풋의 양이 아니다. 경험의 깊이다.

영어학습의 초특급 키워드 ‘인풋’. <단단한 영어공부>에서도 여러차례 언급했지만 ‘무조건 많은 인풋’이 능사는 아니다. 최근에 학부모들을 만나면서 반복하는 메시지는 ‘인풋의 양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영어를 좋아할 수 있는 계기, 언어의 숲으로 ‘빨려들어가게’ 하는 실마리를 찾는 것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그 계기가 영어의 발음일 수 있다. 단어의 발음이 예뻐서, 누군가의 억양이 매력적이어서 영어가 좋아질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영화의 배역(e.g. 해리포터)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좋아하는 유튜버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노래나 챈트일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림책의 내용일 수 있다. 미국 미드웨스트 지역의 백인 중산층 영어가 아니라 맨체스터의 노동자들의 ‘투박한’ 발음에 끌릴 수도 있다. 심지어 속어와 욕설이 영어로 진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간의 영어학습 담론에서는 ‘양(quantity)’이 다른 모든 것들을 압도하는 경향이 강했다. 내용과 방법이 아니라 얼마나 많이 노출되느냐였다. 이렇게 ‘무조건 많이’로 대표되는 인풋 담론은 개개인의 영어에 대한 욕망(desire)를 간과했다. 인지적인 측면들을 과하게 강조하면서 정서적이고 사회적인 면, 지각에 관련된(perceptual) 특성들을 무시한 것이다.

우리는 외국어를 배우면서 그 언어의 정보를 처리(process)하지만, 그와 함께 특정한 소리나 단어에 애착을 갖고, 누군가의 발음에 매료되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며, 우리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변화시킨다. 언어학습은 지식암기가 아닌 전인적 발달과 변화과정이다.

물론 현장의 영어교수 또한 변하고 있다. 학습자들의 감정과 정체성을 고려하는 시도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평가는 ‘객관적’이고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문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차가운 머리를 갖고 언어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떨리는 마음과 소통에 대한 욕심을 갖고 자신을 조금씩 변화시켜 간다. 이 점을 염두에 둔다면 언어학습에서 정서와 지각, 정체성과 욕망의 문제는 주변이 아닌 중심에 놓여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인풋의 양이 아니라 경험의 깊이인 것이다.

리듬 앤 플로우

음악도 잘 모르고
힙합은 더 모르지만
지난 한 주 <Rhythm + Flow> 덕에 행복했다.

오디션 경연 포맷을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엄청난 압력을 견뎌내며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이들에게서
큰 감동을 받았다.

사실 욕설이나 비하, 성적인 묘사들에 대해
그리 익숙하지 않다.
‘정치적 올바름’에 다소 경도된
고리타분한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열 편의 에피소드는
“다른 문화를 엿보는” 경험으로 생각하고
최대한 즐겁게 보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한 귀퉁이를 접고 보니
즐거운 순간이 많았다.

기획과 편집의 힘이겠지만
이번 경연에 참가한 아티스트들은
대개 불우한 형편에서 자랐다.
약물중독으로 가족을 잃거나
범죄로 인해 감옥에 갇힌 가족을 봐야 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 와중에
그들을 지켜준 것이
음악과 가족, 그리고 때로 신앙이었다.
빈곤과 폭력의 악순환 속에서
자기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
음악을 택했던 것이다.

응축된 고통이
벌건 마그마처럼
리듬과 가사로 요동칠 때
나 또한 흔들리고 흐느꼈다.

언어교육을 업으로 삼은 사람으로서
어렸을 때 연기나 랩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게
종종 아쉽다.

삶과 말을 재료로
혼과 리듬을 엮어내는 일,
대사를 매개로
타인의 몸과 마음을 상상하는 일의 아름다움을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
내가 언어를 대하는 방식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

아, 그리고 사소한 즐거움 하나.
아무 것도 모르는 내가
초반 30인의 경연자 중 우승자로 점친 사람이
진짜 우승을 했다.
업계 최고수들의 생각과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
소소한 기쁨을 선사했다.

음악이 있어 다행이고
음악하는 사람들이 축복이고
음악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내 삶의 리듬과 플로우를 찾아
하루 하루를 지어(compose)가야겠다.

 

Let’s make the rhythm flow, yo.

[Link] Blog for Teachers of Academic Writing

For teachers of academic writing

“In what follows, I will list the posts according to ten themes: Drafting; Revision; Audience; Identity; Writing Challenges; Mechanics; Productivity; Graduate Writing; Blogging and Social Media; and Resou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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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민 중심주의, 능력주의, 고용관행, 그리고 인종차별 (native speakerism, meritocracy, hiring practices, and racism)

원어민 중심주의, 능력주의, 고용관행, 그리고 인종차별 (native speakerism, meritocracy, hiring practices, and racism)

1. 언젠가 지도교수는 ‘비원어민 제자들이 쓰는 표현이나 메타포가 신선해서 잘 봐두었다가 차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아카데미아의 최선두에 있는 백인 남성 학자인 그가 이런 말을 했을 때 나는 한참이나 그 의미를 곱씹었다. 오랜 시간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알게 된 것은 그가 ‘비원어민 화자’를 ‘표준영어의 교란자’로 보기 보다는 ‘영어라는 언어생태계의 기여자’로 본다는 사실이었다.

2. 이러한 지도교수의 관점은 한편으로 존경스러웠지만 다른 한편으로 영어를 기반으로 한 문화의 가공할 권력을 느끼게 해주기도 했다. 헐리우드 영화가 온갖 아이디어를 집어삼켜 덩치를 키우면서 ‘자연스런’ 문화로 자신을 자리매김하느 모습을 연상시켰기 때문이었다. 언어/문화제국주의의 최첨단 무기는 포용과 세련됨이다.

3. 비원어민으로 영어를 쓰는 일은 ‘표준영어’를 ‘타락시키는’ 일이 아니다. 노력하는 비원어민의 영어구사는 표준영어의 지평을 넓히는 작업이고, 표준영어의 권력을 와해시키는 저항이며, 표준영어의 엘리트주의를 깨는 ‘풀뿌리운동’이기도 하다.

4.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개개인의 실력에 방점을 찍으며 ‘공정한 경쟁’을 강조하는 것과 결코 같을 수 없는 언어습득 환경에서 ‘정확한 언어구사’을 강조하며 ‘객관적 표준’을 강조하는 것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소위 표준영어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순응은 능력주의의 신화에 대한 맹신과 꽤나 닮았다. ‘억울하면 노오오오력해서 실력을 쌓고 출세해’나 ‘억울하면 미친듯이 열심히 공부해서 네이티브만큼 영어하고 인정받아’는 오십 보 백 보인 것이다.

5.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다. 원어민 중심주의는 때로 인종주의의 하위 이데올로기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충분한 교육적 배경을 갖춘 네이티브 스피커라 하더라도 ‘너무 한국사람처럼 생겨서’ 인사채용에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발생하거나, 백인에 가급적 금발인 사람을 선호하는 곳이 적지 않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완벽한’ 영어가 인종적 차별 앞에 무릎을 꿇는 형국이랄까. 아무리 영어를 잘해봐야 피부색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것이다.

6. 원어민 중심주의는 “Native speaker only”라는 광고문구의 형태로 우리 곁에 와 있다. 한국의 차별금지법 초안에 관련조항이 들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EU의 법률은 “네이티브 스피커 채용/원어민만 지원 가능” 광고가 명시적 차별임을 시사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TEFL Equity Advocates의 포스팅을 참고하라.

“In May 2002 the EC also announced that:

The Commission is of the opinion that the phrase “native speaker” is not acceptable, under any circumstances, under Community law. […] the Commission recommends using a phrase such as “perfect or very good knowledge of a particular language” as a condition of access to posts for which a very high level of knowledge of that language is necessary.”

Native speakers only job ads and EU law

7. 한국의 학교현장에서 이런 주장은 ‘씨알도 안먹힐’지도 모르겠다. 당장 미국의 ‘표준발음’을 기준으로 ‘정확한 영어’를 가르쳐야 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 안에 들어와 있는 원어민 중심주의의 어두운 면들을 간파하고 이를 지양해 나가는 노력이야말로 가장 교육적인 것이 아닐까? 원어민 중심주의와 능력주의에 대한 과신, 나아가 인종차별에 이르는 끈을 인식하는 일이야 말로 영어를 제대로 가르치는 데 있어 튼튼한 버팀목이 되지 않을까? 결국 우리는 원어민 영어 화자가 아니라 비원어민 영어 학습자/사용자/교수자로 살아가야 하니 말이다.

‘막상’의 힘, 전문가의 갈등, 그리고 변화의 지난함

얼마 전 도서관 강연을 하며 여러 학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예전부터 갖고 있던 연구 관심사에 다시 마음이 간다. 몇년 전 사회언어학 수업을 할 때였다. 모 저널 특집호를 중심으로 외국에 거주하는 한국 학부모들의 언어교육 행태를 다루는 논문을 읽었다. (왜 석박사 통합 수업에 스무 명이 넘는 수강생이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수업엔 꽤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있었고, 다수는 현직 중등 영어교사였으며, 이들 중 몇몇은 유아나 초등 저학년 연령대의 자녀를 둔 학부모였다. 우린 아티클과 뉴스기사 속 학부모 ‘군상’들, 주변 지인들의 사례들을 논의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그 와중에 매우 흥미로운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현실 영어교육에 대한 대학원생들의 스탠스가 연구자/학부모 정체성에 따라서 사뭇 달라진다는 사실이었다. 연구자로 말할 땐 조기영어교육이나 과도한 사교육에 대해 비판적이다가도 학부모로서 발언할 때에는 자신이 제기한 비판의 지점을 번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이때 가장 두드러진 발화 패턴은 ‘막상 아이를 키워보니’, ‘막상 애가 유치원 갈 때가 되니’, ‘막상 내 애 이야기가 되고 보니’였다. 아이를 갖기 전 타인의 사회적 관행으로 바라본 영어교육에 대한 이해와 아이를 본격적으로 영어교육에 입문시키면서 학부모로서 갖게 된 생각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대목들에 ‘막상…’이 등장했던 것이다.

어쩌면 뻔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이 주제에 (‘그걸 연구해 봐야 하나?’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듯하다) 계속 마음이 가는 것은 이 현상 속에 사회적 변화(의 지난함)의 핵심 요인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왜 비판적 지식을 학습한 주체마저 자녀와 관련된 의사결정에 있어서는 주류적/상업적 논리를 따르게 되는가?’, ‘교육학적 지식은 양육과정에서 어떻게 비판되고 변형되며 수용되는가?’, 나아가 ‘비판적 지식인으로서의 정체성은 자녀교육이라는 장에서 어떻게 유지되고 발달되는가’라는 질문으로 요약될 수 있다.

사회언어학을 수강한 대학원생들은 영어교육을 전공하며 조기영어교육의 폐해 혹은 다소간의 무용함에 대해 알고 있었고, 아동의 영어 리터러시 교육 입문이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는 마케팅 담론을 경계하고 있었으며, 놀이를 넘어선 본격적 학습이 개개인마다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 또한 주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녀들이 ‘다들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하는’ 연령대를 통과하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이론적 지식과 자녀 영어교육과 관련된 의사결정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영미를 중심으로 구축된 영어교육의 주류이론을 ‘손쉽게 방기하는’(거긴 거기고 여긴 여기이며 내 아이를 키운다는 건 또 다른 문제잖아) ‘현실직시파’와 ‘중심을 잡고 휘둘리지 않으며 최대한 천천히 최소의 사교육만을 시키는’ ‘뚝심소신파’를 가르게 되는데 (한 학생은 ‘내가 배운 게 있지 남들과 똑같이 키울 순 없잖아요’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개개인의 내면의 풍경은 상당한 변화를 겪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물론 이같은 묘사는 자녀의 발달과정에서 연구자/대학원생 학부모가 겪게 되는 복잡다단한 변화를 매우 단순화한 것이며, 그들의 변화를 다양한 방법으로 추적한다면 이렇게 뭉뚱그릴 수 없는 사회적, 관계적, 내면적 힘이 드러날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조만간 이리저리 도움을 요청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것. ‘애도 안키워 본’ 중등 및 대학 영어교육 전공자를 무지에서 깨워줄 분들이 필요하니 말이다.

덧.
‘막상 정규직이 되어 보니’
‘시간강사 하다가 막상 교수가 되어 보니’
‘막상 장사를 시작하고 사람 뽑는 입장이 되다 보니’

‘막상’의 힘에 대해 생각할수록 할 말이 많지만 할 수가 없게 된다.

English Posts

1. Writing in English is a sure way to drop readership. Many of my original FB friends, who communicate mainly in English, seem to have unfollowed me, who writes heavily in Korean. Most of my Korean friends prefer Korean posts since they can instantly judge whether it is worth reading them or not. This minimizes their emotional and cognitive burden in the myriad of stressful, often politically charged messages. In some sense, English posts function as a safe haven where only people who truly care about me would harbor. (Of course, it is possible that I have some ‘grammar Nazi’ fiends. Please curb your instinct to make the world a more correct place, at least for now.)

2. Between the bitter sense that most of my old friends have forgotten me and the assuring truth that all of us are forgotten, without exception, in the long run emerges the realization that I am one of those people who forget too easily about dear people and memories. Time flies, memories abandoned, trust and care decay, and we live ‘with or without you.’ It is sad but natural.

3. So the bottom line is that I deeply thank those who have read all through this bottom. You have spent a whole lot more energy reading this trivial post. Nothing compares to your valuable time.

4. I had planned to write a longer prose, only to find that I am too hungry to do that. Physiology before psychology; Calories before symbols. Have a restful morning/afternoon/evening/night. (Choose an appropriate word depending on your time zone.) Mis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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