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은 상호지식(co-knowledge)이다

 

“인간 내부의 정신활동은 노동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에서 발달한 실천적 활동(practical activity)에서 창발(emerge)하며, 각각의 새로운 세대를 지나는 개개인의 개체발생(ontogenesis) 과정에서 형성된다. 이는 실재가 정신에 반영되는 방식 또한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식, 다시 말해 실재와 자신의 활동을 반영하는 주체의 기능은 창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의식이란 무엇인가? 비고츠키가 즐겨 말했듯, ‘의식은 상호-지식(co-knowledge)’이다.” (A. N. Leont’ev, 1981)

여기에서 상호지식이라 함은 (1) 개인의 의식이 (2) 사회적 의식 및 언어와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개인의 의식과 사회적 의식, 그리고 그 의식이 반영된 매개 중 가장 강력한 언어가 변증적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나의 언어로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개인의 의식은 사회적 의식이 반영된 삶의 다양한 활동들에 언어를 매개로 참여하면서 점진적으로 창발하는 것이다.

Lantolf & Thorne, 2006, p. 216

#비고츠키사회문화이론

중재 그리고 관리

비고츠키 심리학의 핵심개념 중 하나인 중재(mediation)의 관점에서 보면 교육에 활용되는 기술들은 문제를 해결한다기 보다는 새로운 방식으로 매개한다. 기술은 결코 최종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새로운 행위와 관계, 아이덴티티의 형성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오래 전 아래 글을 통해 상술한 바 있다.

무크(MOOC)와 거꾸로 교실: 기술은 교육을 구원할 수 없다

오퍼레이션 이론가인 러셀 엑코프(Russell Ackoff)는 이와 비슷한 결의 이야기를 한 바 있다.

“관리자들은 각각 독립적인 문제들과 대면하지 않는다. 그들은 상호작용하면서 변화하는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동적인 상황들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들을 엉망진창으로 얽힌 상황들(situations messes)이라고 부른다… 관리자들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단지 엉망진창인 상황들을 관리할 뿐이다. (Managers are not confronted with problems that are independent of each other, but with dynamic situations that consist of complex systems of changing problems that interact with each other. I call such situations messes. . . . Managers do not solve problems, they manage messes.)”

인간의 행위 대부분이 물리적, 제도적, 심리적, 언어적 매개에 의해 중재된다는 관점은 세계를 개체들의 정적 집합이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의 동적 연합체로 보는 세계관과 통한다. 매개가 중재의 패턴을 바꾸어 인간과 대상, 대상과 대상 사이의 관계를 바꾸어 놓듯 시스템적 사고는 특정한 대상이 아니라 대상들이 ‘엉망진창으로 얽힌 상황들’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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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심리학이 필요치 않은 이유

심리학의 기본 단위를 개인과 그 개인의 정신작용의 세부 요소들로 설정하는 경향 (미국 심리학계) VS 심리학의 기본 단위를 개인의 사고를 조건짓고 가능하게 하는 일련의 물적, 문화적, 제도적, 시스템적 조건 및 구체적 활동으로 설정하는 경향 (소비에트 심리학계) — 이 둘 사이의 차이는 사뭇 크다.

Michael Cole은 소비에트 심리학의 주요 전통 중 하나인 액티비티 이론의 가정을 받아들일 경우 ‘기본 심리학’과 ‘응용 심리학’의 경계가 사라진다고 말한다. 인간의 행동 자체가 분석의 대상이 된다면 기본 심리학의 결과들을 선별하고 종합하여 인간행동에 적용하는 일은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액티비티 자체를 분석하면 액티비티에 대한 함의는 자동으로 도출되기에 응용의 과정이 필요치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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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이론 – 미국과 소비에트의 경우

“하지만 우리가 심리학적 분석의 단위를 지칭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름들은 사뭇 다르다: (소비에트 심리학 특히 액티비티 이론(activity theory)에서 다루는) 행동, 동작, 활동 등 대신에 (미국에서는) 스크립트, 표상, 프레임, 그리고 전략 등이 사용된다. 미국 심리학의 분석단위(the unit of analysis)는 매우 확고하게 개인에 머물러 있다. 개인이 처한 환경은 단지 해당 개인에 접근할 수 있는 도구일 뿐이다. 소비에트 학자들은 우리에게 사고(thinking)란 활동(activity)의 시스템들 간의 상호작용, 다시 말해 “정신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하여 조직화된 단위들”이 이루는 시스템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표현해 준다는 점을 말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 Michael Cole. (1981). Wertsch, J. V. 편저 The concept of activity in Soviet psychology. (Sharpe)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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