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t one’s finger와 housewarming party의 ‘새로운’ 의미에 대하여

Posted by on Oct 31, 2014 in 강의노트, 수업자료, 일상 | No Comments

수업 풍경 1. 학생 중 하나가 종이를 자르다가 손가락 끝을 칼에 살짝 베었다. 다행히 걱정할만한 상처는 아니다.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진짜 괜찮아요?”
“네네. 안아파요.”
“다행이네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런 걸 영어로 ‘cut one’s finger’라고 해요.”
(세 학생이 거의 동시에 까르르르 웃는다)
“왜요, 뭐가 웃겨요?”
“(손가락 다친 학생이) 저 손가락 안짤랐는데요? ㅎㅎㅎㅎㅎ”
“아 영어에서는 베는 것도 cut이라고 해요. 자른다는 뜻도 있고요.”

웃기려면 안웃고 진지하게 말했는데 엄청 웃네. 아이들은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른다.

수업 풍경 2. 할로윈 파티 외의 다른 파티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할로윈 파티 말고 다른 파티도 있죠. 크리스마스 파티라든가, 생일 파티라든가. 그런데 한 가지 더 배워볼게요. a housewarming party. 따라해 볼까요? a housewarming party!”
“A housewarming party!”
“이건 무슨 뜻일까요? house는?”
“집.”
“warming은?”
“……”
“warm은 따뜻하다는 뜻인데, warming은 데워준다, 따뜻하게 해준다, 그런 뜻이거든요.”
“방….화…. 파티?”
“방화요? ㅠㅠ”
“따뜻해지니까…”
“@#%@&”

 

할로윈 파티가 재미있는 이유

Posted by on Oct 31, 2014 in 강의노트, 일상 | No Comments

“선생님, 오늘 할로윈이래요.”

“그래서요?”
“수업 하지 마요.”
“에? 뭐 평소에도 별로 안했잖아요. ㅎㅎㅎ”
“오늘은 그냥 놀아요.”
“음… 그건 좀 그렇고… 할로윈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할로윈 파티 가본 적 있어요?”
“(한 학생은 고개를 절레절레. 한 학생은 ‘그런 거 신경 안써요.’ 마지막 한 학생만) 네, 한 번 가봤어요.”
“오 그렇군요. 어디에서 했어요?”
“영어학원에서 하는 거 가봤어요.”
“재미있었어요?”
“네. 재미있었어요.”
“아 왜 재미있었어요? 애들이 입고 온 옷때문에?”
“아뇨. 수업 안해서요. 그림그리고 딴짓해도 뭐라 안해서요. 사탕 줘서요.”
“아… 그렇구나.”

‘영어 수업에서 영어 하기 싫어하고 영어 학원에서 영어를 안해서 좋은 아이들과 난 무얼 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하지만 이내 찾아든 생각은…

‘얘들아. 나도 노는 게 좋거든? ㅠㅠ’

환유와 시대적 변화

Posted by on Oct 31, 2014 in 말에 관하여, 인지언어학 | No Comments

고종석 선생은 환유의 예로 “나는 비틀즈를 좋아해”라는 문장을 든다. 여기서 ‘비틀즈’는 ‘비틀즈의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이라기 보다는 ‘비틀즈의 음악’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는 것. 하지만 지금의 10대가 “나는 EXO를 좋아해”라고 말할 때 비틀즈의 경우와 같은 해석이 가능할 것인가? 언어적, 상황적 맥락을 빼놓고 이에 대한 답을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위의 예를 통해 볼 때 음악계의 변화에 따라 환유의 양상 또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긴 힘들 것 같다.

돈강법

Posted by on Oct 31, 2014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돈강법 | 갑자기(頓) 떨어지는(降) 법.

예전에는 ‘멋부리는 수사’로만 생각했던 것. 하지만 롤러코스터 같이 아찔한 시대, 순식간에 바닥까지 뚝 떨어진 마음을 추스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하늘을 바라보는 일은 일상이 되었다.

오늘 낮에도 낙엽이 발끝에 스치운다.

수업 하이라이트(?) 둘

Posted by on Oct 30, 2014 in 강의노트, 단상, 일상 | No Comments

“멘탈적인 본드가 중요하더라고요.” (한 학생이 팀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을 이야기하는 도중에. 좌중을 웃기려 작정하고 한 표현인 듯.)

“구조의……구조?” (한 학생이 영문 PPT자료 중 “organizational structure”를 즉석해서 한글로 번역하다가 막혀서 예정에 없는 개그를.)

교실을 사회조직으로 파악한다는 것

Posted by on Oct 30, 2014 in 강의노트, 단상 | No Comments

교실을 사회조직(social organization)으로 봐야 한다는 교과서의 문장. 추상적인 명제를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선생은 자신이 학생들을 대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교실에 와서 앉아있는 학생들은 학생이라는 역할 때문에 거기 앉아있지만 학생으로만 앉아있는 게 아니예요. 언제나 온전한 인간으로 거기 있는 거죠. 그래서 교실은 하나의 사회예요. 인간들이 모여 있는 사회. 그걸 잊으면 안됩니다.”

그러고 보니 “선생도 언제나 인간으로 교실에 선다”는 말을 빼먹었다, 쩝.

팝송으로 영어 배우기

Posted by on Oct 30, 2014 in 강의노트, 단상, 수업자료 | No Comments

“영어 정말 안좋아하는 아이들도 팝송 따라부르기 하면 열심히 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아, 얼마 전 겨울왕국 열풍이 생각나는군요. 친구들이 그러더라고요. 애들이 ‘Let it go’ 그만 좀 불렀으면 좋겠다고. ㅎㅎㅎ”
“네. 근데 요즘 중고생들은 <Begin Again>에 나오는 노래들을 그렇게 또 따라 부르더라고요. 선생님은 팝송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게 좋다고, 그러니까 교육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얼마나 적절히 사용하는가가 중요하겠죠. 그래도 흥미를 높이는 데는 분명히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영어 공부로 가는 길을 열어준달까… 지인이 아는 사람 중에 일본어를 굉장히 잘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특히 읽기를 잘한대요. 그런데 그 사람이 일본어를 잘하게 된 이유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엄청나게 좋아하기 때문이래요. 일본에 가본 적도 없는데, 대학교 들어와서 하루키 소설 대부분을 한글로 독파했는데, 그걸로 성이 안차서 일본어로 읽고 싶어졌대요. 그래서 대학 내내 일본어 공부를 했구요. 결국 하루키 소설 왠만한 건 전부 일본어로 읽었다네요.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분명 이런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퍼뜩 든 생각.

‘영어를 정말 안좋아하는 아이들이 팝송 부르기를 재미있어 한다면, 교과서 다 치우고 팝송 부르기로 영어를 가르치는 게 훨씬 나은 거 아닌가? 재미 뿐 아니라 학습적인 측면까지 포함해서.’

[BBC Horizon: Why do we talk?] 내일 수업 시간에 언어습득에 관한 BBC 다큐를 보며 생각해 볼 질문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열 개네요. 모국어 습득에 관심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영문)

1. Deb Roy의 언어습득 연구는 어떤 방식을 취하고 있는가?

2. 침팬지 등의 동물과 인간의 성대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그 차이가 말을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가?

3. Language Production과 Comprehension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 두 기능은 같은 뇌를 사용하는가? 아니라면 어떤 방식으로 알 수 있는가?

4. 아기는 언제부터 언어 습득을 시작하는가? 신경과학 연구는 아기의 언어 이해 및 습득 시작 시기를 언제로 보는가?

5. 본 다큐에서 소개되는 언어 천재(Language Savant)의 흥미로운 사례는?

6. 촘스키가 직접 이야기하는 “언어가 본성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7. 언어습득에 있어 이른바 금지된 실험(The Forbidden Experiment)는 무엇인가? 이를 어떻게 우회할 수 있는가? 실험의 결과는 언어본능(Language Instinct)을 지지하는가?

8. FOX P2 유전자란 무엇이며 어떤 과정을 통해 발견되었는가?

9. 사회적 필요와 언어의 탄생을 연결시키는 가설은 어떤 주장을 하는가?

10. 인공어를 사용한 Kirby 교수의 연구는 언어의 진화에 대하여 어떤 직관을 제공하는가?

마음의 세계와 물리적 세계의 비대칭성에 관하여

Posted by on Oct 26, 2014 in 단상, 말에 관하여 | No Comments

 

반찬이 상하면 마음이 상하지만
마음이 상한다고 반찬이 상하진 않아.

Sign in과 Sign up의 차이

Posted by on Oct 26, 2014 in 강의노트, 말에 관하여, 영어 | No Comments

“sign in”과 “sign up”이 상당히 헷갈리는 표현들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한 화면에 제시된다. (사실 방금 방문한 웹사이트가 이런 메뉴를 주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일단 동사구의 구성요소로 보면 “sign in”은 “sign”을 하고 어떤 곳으로 들어가는(in) 것이고, sign up은 “sign”을 하여 어떤 곳에 자신을 올리는(up)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두 표현은 웹사이트 이외의 맥락에서도 널리 발견된다. 호텔에 투숙하거나 미팅에 등록할 때에는 sign in을 쓸 수 있고, 정치 캠페인이나 탄원서 혹은 회원제 클럽에 sign up할 수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에서도 “sign in”과 “sign up”은 고민거리다. 표현의 일관성(이라 쓰고 ‘디자인이 이쁘게 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읽는다)을 생각하면 두 표현을 나란히 놓는 것이 좋겠지만 사용자가 혼동할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sign up 대신에 join이나 register, 혹은 create account를 쓰는 것이 나아 보인다. 물론 sign up을 살려두고 login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나는 영어를 제2언어로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두 표현을 같이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언어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방문하는 웹사이트라면 이런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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