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ed to와 Would의 차이

Posted by on Oct 26, 2014 in 강의노트, 말에 관하여, 수업자료 | No Comments
<used to와 would는 어떻게 다른가?>

학교 문법에서 ‘대충 얼버무리고 가는’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사실 이 두 가지를 의미적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기에 그런 얼버무림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음 두 가지 기준으로 둘을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1) 담화 내에서 과거라는 시간을 정립했는가의 여부
(2) 두 표현과 결합하는 동사의 성격

Merriam-Webster 사전의 “편집자에게 물어보세요”코너가 관련 설명을 가장 명확하게 해주고 있는 듯하여 가져왔습니다.

(1) 담화상 차이
아래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used to는 ‘과거’라는 시간 프레임을 설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와도 문제가 없습니다만, 담화의 처음에 would를 쓰면 어색해집니다. 의미적으로 보면 두 표현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지만 담화와 시간의 관계에 비추어 보면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이죠.

(2) 결합하는 동사의 차이
used to 뒤에는 의미와 관계 없이 다양한 동사들이 올 수 있지만, would 뒤에 나오는 동사의 종류에는 제약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used to 뒤에는 love, be, understand, feel 등의 상태 동사(stative verbs)가 자유롭게 올 수 있는데 반해, would 뒤에는 올 수가 없습니다.

분명 예외적인 사용이 있을 것 같지만, 적어도 규범 문법은 이 두 가지 표현을 위와 같은 기준으로 구분한다고 하네요.

설명 출처:
http://www.learnersdictionary.com/qa/the-difference-between-used-to-and-would

욕망, 그리고 소망

Posted by on Oct 25, 2014 in 단상 | No Comments

난 영어를 무척 재미없게, 주로 시험을 치기 위해 배웠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성찰하고 소통하며 연대하는 삶을 위해, 무엇보다 재미있게 영어를 배웠으면 한다. 그런데 이 ‘소박한’ 바람은 촘촘히 짜여진 욕망의 그물에 엉켜 힘을 쓰지 못한다. 강하고 똑똑하며 매력적인 욕망 앞에서 나의 소망은 촌스럽고 투박하며 초라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가끔 힘이 빠진다.

왜 부사만 가지고 그래?

아래 PPSS 기사에 나오는 조언들을 부정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지만 약간의 디테일을 더하고 싶은 마음에서 쓴다. 내가 주목한 부분은 부사에 대한 언급이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인지하고 있듯이, ‘가급적 부사를 쓰지 말라’는 조언은 한국어 뿐 아니라 영어 글쓰기에서도 단골로 등장한다. (이 문장에서 ‘가급적’은 부사라는 사실을 덧붙이지 않을 수 없겠다.) 해당 부분을 옮겨본다. 

“3.1. 부사(영어로 ly가 붙는 부사)를 쓰지 말아라.

김훈씨 문장에서 부사는 없다. 먼저 인용한 기사에서 부사는 마지막 줄에 나온 ‘아마도’ 정도이고, 두번째 글에서는 ‘덜'(여물었다)와 ‘잘'(씹어 먹어라) 정도가 눈에 띈다. 글을 쓰는 사람의 지옥 길은 부사로 뒤덮여 있다.”

아아… “글을 쓰는 사람의 지옥 길은 부사로 뒤덮여 있다.”니… 무섭다. ㅠㅠ 

관심을 갖고 있는 영어 텍스트의 경우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찾은 것은 군더더기 없는 문장을 자랑하는 미국의 연두교서(State of the Union Address)! 아래 링크의 2014년 연두교서 연설문을 열어 “ly”로 찾기를 해보았다. 

http://www.whitehouse.gov/the-press-office/2014/01/28/president-barack-obamas-state-union-address

여기에서 ‘-ly’로 끝나는 부사들을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finally 
nearly 
rarely
barely
federally
safely
rapidly
steadily
directly
firmly
only
overwhelmingly
differently
strongly
truly
ultimately
aggressively
surely
freely
peacefully
simply
slowly
widely

이중 2-3번 쓰인 것도 있어 총 40회 가까이 ‘-ly’로 끝나는 부사가 나온다. 이것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부사를 피하라”는 조언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토론과 수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진 텍스트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아가 ‘strongly’나 ‘ultimately’, ‘truly’, ‘overwhelmingly’ 등의 부사는 ‘-ly’로 끝나지만 화자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면서 전체적인 어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시 말해, 연설문의 작성자들은 특정 부사를 의도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연두교서라는 장르에 필수적인 수사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요는 “부사를 줄이라”는 조언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좋은 문장에는 부사가 없다”라는 식의 선언은 피해야 한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도 필요한 부사는 남겨 놓고 나머지는 모두 없애라” 정도면 어떨까? 사실 이건 부사 뿐 아니라 어떤 품사에도 적용될 수 있는 조언 아닌가? 정말 왜 부사만 가지고 그러는 거냔 말이다. ㅠㅠ

http://ppss.kr/archives/32393

‘Step by Step’ 그리고 ‘관종짓’

Posted by on Oct 25, 2014 in 강의노트, 수업자료, 일상 | No Comments

 

1. ‘step’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아이들에게 ‘step by step’ 표현을 가르쳐 주었다. “New Kids on the Block”이라는 그룹 이름을 댔더니 잘 알아듣지 못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이들은 ‘step by step’을 여러 번 들어봤다 한다. 어디에서 들어봤냐고 물었더니 “유재석 나올 때 나오는 노래 아니예요?” 대답한다. 아이들의 문화적 코드를 잘 모르니 적절한 예를 들기 힘들다. 앞으로도 점점 힘들어질 것 같아 조금 슬프다.

http://youtu.be/N_aD4_BQoYU (유재석의 Step by step은 4분 정도부터 보면 됨.)

2. fallen과 falling을 활용하여 ‘떨어진 나뭇잎’과 ‘떨어지는 나뭇잎’을 설명했다. 이어서 가을다운 예문 ‘step on fallen leaves’를 설명해주고 따라해 보라 했더니 한 학생이 큰 소리로 ‘step on falling leaves’라 잘못 따라한다. 그래서 이렇게 말해줬다.

“아 falling은 ‘떨어지고 있는’이라는 뜻인데… 떨어지고 있는 나뭇잎 밟고 가려면… 귀신이어야 되겠는데요?”
“ㅎㅎㅎ 나뭇잎 떨어지는데 파파파파박!”
“ㅎㅎㅎㅎㅎ”

간만에 아이들이랑 코드가 통했다. 나도 열심히 웃었다.

3. bumper car를 이용해서 bump를 가르치고 bump into(~를 우연히 만나다.
~와 충돌하다)를 연이어 가르쳤더니 맞바로 나오는 말.

“아 그럼 clash랑 비슷한 건가요? Clash of Clan에서 그 Clash요.”

역시 아이들의 어휘 연상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이미 형성된 개념 네트워크를 잘 이해하는 교사가 새로운 어휘 네트워크 형성을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삶과 문화를 잘 이해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4. “blink”라는 단어가 나왔다. 신호가 깜빡인다는 뜻으로 가르쳐 주면서, ‘blink하는 것에는 뭐가 있냐?”고 물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움짤이요.”
“네? 뭐요?”
“움짤에서 눈 깜빡이는 거요.”
“아아.”

그러더니 즉석해서 눈 깜빡이는 움짤 만드는 앱을 보여주었다. ㅎㅎㅎ

“재밌네요. 또 뭐 blink하는 거 없을까요?”
“그 왜 사람 죽을 때 삑–삑–하는 거 기계 있잖아요. 병원에서 쓰는 거.”
“아 그거요… 그 기계를 뭐라 하는지 정확히 모르겠네요… 그럼 비유적으로 이렇게 쓰면 어때요? ‘His life is blinking.’ 그러니까 ‘그의 생명이 깜빡이고 있다.’ 쉽게 말하면 ‘He is dying.’ 정도 되겠네요.”
“(고개 끄덕 끄덕)”

집에 와서 찾아보니 그 기계의 이름은 Vital sign monitor이다. ㅠㅠ

5. ‘wait at a/the crosswalk’ 즉, ‘건널목에서 기다리다’라는 표현이 나왔다. 그래서 wait 대신에 뭘 넣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자자, 여기에서 wait 대신에 뭘 넣을 수 있을까요?”
“…”
“어렵게 생각하지 말아요.”
“(작은 소리로) 관종짓…”
“네 뭐라고요?”
“관.종.짓.이요.”
“(놀랍게도 바로 알아들은 나 ㅠㅠ) 관심종자짓이요?”
“네네. 맞아요. 관심종자.”
“좋은 말은 아닌 거 같은데…”
“좋은 말 당연히 아니죠. 관심종자가 좋을 리가 없죠.”
“그럼 어떤 일을 하면 ‘관심종자짓’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노래부르고 춤추기? 소리지르기?”
“아아…”
“(약간의 운을 넣어서) 횡단보도에서 사람들 기다리는데, ‘I believe I can fly’ 뭐 그런 노래 부르면 다 쳐다볼 것 같아요.”

이번 것은 대충 맞추긴 했지만 아이들이 쓰는 약어들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ㅠㅠ

 

아이들을 떠나가고 있는 것 두 가지

Posted by on Oct 24, 2014 in 강의노트, 수업자료, 일상 | No Comments

오늘은 초6, 중1 둘과 <지하철 관련 표현>을 배우는 날.

“열차가 들어올 때 나오는 방송에 이런 말이 나와요. ‘The train is arriving.’ 여기에서 ‘arrive’는 ‘도착하다’라는 뜻이예요. ‘The train is arriving.’ 들어본 거 같지 않아요?”

“네. 들어본 거 같아요.”

“그쵸? 한 번 따라해 보죠. The train is arriving.”

“The train is arriving.”

“좋아요. 다음에 전철 탈 때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봐요. 그럼 저 말이 들릴 거예요. 그럼 arrive의 반대말, 그러니까 ‘떠나다’는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중1 학생) leave요.”

“오 맞아요. 어떻게 쓰죠?”

“L-E-A-V-E”

“정확해요. leave죠. 그럼 ‘The train is arriving.’의 반대말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동시에) The train is leaving.”

“잘했어요. ㅎㅎ 그럼 The train 말고 어떤 게 또 떠나가나요? 두 친구에게서 떠나가는 게 뭐가 있어요? OO이가 먼저 이야기해 봐요.”

“어.. 음.. 돈이요. Money.”

“어이구 용돈이 모자라나 봐요. 그럼 한 번 따라해 봅시다. ‘Money is leaving me.'”

“Money is leaving me.”

“잘했어요. 돈이 나를 떠나고 있다라는 뜻이 되겠네요. 돈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는 말이죠. 그럼 이번에는 XX이가 한 번 해볼까요? 뭐가 떠나가고 있나요?”

“(주저 없이) 자유요. Freedom.”

“아… 자유가 없어지고 있어요?”

“시간이 없어요. 뭐 맘대로 할 시간이.”

“아아… 슬프네요. 그래도 단어를 줬으니 같이 한 번 해보죠. ‘Freedom is leaving me.”

“Freedom is leaving me.”

“Freedom is leaving me.”

“그래도 주말에는 좀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

집으로 돌아오면서 자꾸만 마음에 맴도는 두 단어.
‘Freedom’ 그리고 ‘Money’

돈도 자유도 없는 이 시대 수많은 젊은이들의 자화상을 이 아이들에게서 보게 되다니. 그 순간의 놀람이 아직도 나를 콕콕 찌르는구나.

아프구나.

 

거저 받은 것 기억하기

Posted by on Oct 24, 2014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어제 누군가로부터 큼직한 플라스틱 통에 담긴 차 하나를 받았다. ‘생각도 못했는데 참 고맙다. 가방이 불룩, 든든하구나. 내일 아침 수업에 마셔야지.’ 오늘 아침 수업에 들어오면서 생수를 한 통 샀다. ‘어라, 가방이 꽤나 무겁네?’ 수업을 하려 가방을 여니 생수는 이쪽 칸에서, 차는 저쪽 칸에서 나온다. 아 이런! 어제 일을 까맣게 잊은 것이다. 두 가지 교훈을 얻는다. 1. 머리 나쁘면 몸이 고생이다. 2. 거저 받은 바를 잊은 인생은 점점 더 버거워진다. 오늘 나는 감사함을 잊고 이미 내 안에 있는 것을 찾으려 헛된 수고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본다.

사진 구도 연습하기

Posted by on Oct 23, 2014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사진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고, 관련된 책도 Lee Jun Seop님이 선물해 준 <필립 퍼키스의 사진 강의 노트> 한 권 읽은 게 전부네요. 당연히 누굴 가르칠만한 지식은 없구요. ‘나만의 비법’같은 건 더더욱 없습니다. 그냥 일상을 잡아두고 싶은 마음에 사진을 찍고 나누는 것 뿐이죠.

그래도 누군가 ‘사진을 어떻게 연습하는가?’를 묻는다면(사실 아무도 안묻겠지만 ㅠㅠ) 두어 가지 이야기를 할 것 같은데요. 지금 떠오르는 것은 구도에 관한 것입니다. 좋은 구도를 잡기 위한 훈련으로 세 가지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하나. 프레임 안에 되도록 많은 요소들을 집어넣는 연습.

둘. 프레임 안에 자신이 원하는 주요 피사체와 그와 대응하는 제2피사체를 적절히 배치하고, 그외 다른 요소들은 최대한 제외하는 연습.

셋. 완전히 엎드린 자세에서부터 까치발 자세까지 시선의 높이를 바꿔가면서 세상 바라보기. 아울러 최대한 발품을 팔아 거리와 각도를 바꾸어가며 세상이 어떻게 달라 보이는지를 체험해 보기.

사진을 잘 찍으시는 분들의 엄청난 팁들이 책으로 또 온라인 강좌로 나와 있으니 위의 이야기는 그냥 흘려 들으시면 되겠습니다.

잡설을 마치며 유익한 강좌 하나 소개합니다.
서울비님의 슬로우 뉴스 연재인데 정말 친절합니다.
저도 도움을 많이 얻었고요. ^^

http://slownews.kr/author/seoulrain

배우는 이유

Posted by on Oct 23, 2014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배움의 본연은
지식을 쌓아올리는 것이 아니라
앎과 삶의 거리를 좁혀
삶과 삶을 만나게 하는 데 있음을
잊지 않기를.

파커 파머: 다수결과 합의

Posted by on Oct 23, 2014 in 단상, 인용구 | No Comments

그러나 (다수결이 아니라) 합의로 결정을 내린다면 …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법을 새롭게 배울 것이다. 이제 질문은 “어떻게 상대가 틀렸다는 것을 충분히 설득하여 내가 표결에서 이길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나의 이해를 확장시키면서 당신의 진리로부터 배우고, 당신의 이해를 넓히는 방식으로 내 진리를 표현할 수 있을까?”이다. – 파커 파머. <가르침>. 아바서원. 40쪽.

빈 시험지

Posted by on Oct 23, 2014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시험을 마치고 나가며 꾸벅 인사하는 한 학생.

“기말고사 때는 제대로 공부하겠습니다!”

시험지를 보니 듬성듬성 빈 곳이 있다. 무슨 사연일까, 그저 ‘게으름’일까. 그 인사가, 표정이 그리 슬피 느껴진 건 왜였을까. 부디 별일 아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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