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그리고 역사

Posted by on Jan 31, 2015 in 단상 | No Comments

SNS의 타임라인은 ‘구조적 기억살싱증’을 강제한다. 웹의 역사를 가장 잘 보존해야 할 구글 등의 거대 기업들은 아카이빙 기능을 점차 축소하고 있다. 디지털 아이덴티티는 서비스의 부침에 생성되었다가 이내 사라지고, 자본과 정치적 실익은 특정한 사건들만을 기억할만한 것으로 명명한다. 삶의 주요 영역들로 깊이 침투한 디지털 생태계. 그 진화의 기록들을 간직하고 인류의 기억으로 공유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디지털 생명은 언제 꺼질지 모르는 불빛처럼 깜빡거린다. PC통신이, 싸이가, 프리챌이 그랬듯, Facebook도 Twitter도 언제 그렇게 잊혀진 기억이 될지 모르겠다.

 

https://medium.com/message/never-trust-a-corporation-to-do-a-librarys-job-f58db4673351

과학과 메타포에 대한 글에 한분이 의견을 주셨기에 후속 답글을 남겼다.

Posted by on Jan 29, 2015 in 단상, 인지언어학 | No Comments

원글: http://slownews.kr/36672

일단 (1) ‘과학’의 범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또 (2) ‘메타포’를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따라 현재의 과학 혹은 과학 커뮤니케이션에서 등장하는 메타포에 대한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저는 OOO선생님이 제시하신 의견을 반박한다기 보다는 제가 이해하는 바를 간단히 써보겠습니다.

1. (들어가기 전에) 저도 선생님 말씀대로 프로이드의 이론은 현대 과학의 다양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적 증거와 데이터에 기반해서 메타포가 만들어지는 것과, 개인의 경험과 직관, 임상경험을 종합해서 메타포로 가득한 이론체계를 만드는 일은 전혀 다른 일이고, 후자에 해당하는 프로이드의 이론은 엄밀한 과학이라고 볼 수 없겠죠.

2. 심리학의 예를 드셨기에 그 연관 분야에 한정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현재의 인지과학은 심리학 ‘내부’에서 발생한 것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학문적 흐름이 융합되면서 시작되었죠. 그중 하나가 컴퓨터 사이언스입니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현재 심리학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모델은 input/process/output/retrieval/store/register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컴퓨터의 정보처리 프로세스와 인간의 사고를 유사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왜 인간의 사고를 모델링함에 있어서 컴퓨터를 가져왔을까요? 인간이 자신의 사고를 비교한 대상은 컴퓨터만이 아닙니다. 시계가 가장 복잡한 기계인 시대에는 시계를 그 대상으로 삼았었죠. 전화가 등장했을 때는 전화교환기를 유비로 사용하기도 했고요.

이를 종합하면 아마도 현재 인간의 과학문명과 기술발달의 단계에서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복잡한 기계가 컴퓨터이기에 인간의 사고흐름을 컴퓨터의 정보처리에 빗대어 이해하고 용어를 만든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데이터는 계량화가 가능합니다. 데이터 하나 하나의 수치에 대해서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과학이론이 추구하는 바가 복잡다단한 데이터를 통해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뇌과학의 영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데이터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기존의 이론적 체계, 집적된 성과들과 어울려야만 이론 내로 편입되게 됩니다. 뇌에서 나온 데이터 혹은 영상 몇 개로 인간의 사고과정을 기술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혹시 영화 ‘트랜센던스’를 보셨다면, 실시간으로 인체 내의 모든 정보들이 스캐닝되는 시스템이 등장하는 장면을 기억하실 겁니다. 공상과학이라 가능한 일이지만, 그게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그 데이터들을 꿰지(weave) 않으면 그 사람의 심리를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겠죠.

이러한 종합의 과정은 특정한 프레임워크를 필요로 하게 되는데, 이때 (과학자를 포함한) 인간은 해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해석의 과정 속에 특정한 프레임워크/모델 등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구요.

3. 마지막으로 저에게 친숙한 언어습득론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input/processing/ouput 개념은 언어습득이론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무언가 자극이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오고, 이것을 ‘처리’하고, 그것을 통해 ‘외부’로 뭔가 내보내는 과정이 반복되고 축적되면서 언어 습득(acquisition)이 일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언어습득을 이해하는 모델로 컴퓨터가 아닌 생태계(ecology)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input이 아니라 affordance라는 개념이 언어경험을 표현하는 ‘메타포’가 되겠지요. 이런 주장을 펴시는 분들도 조금 있지만 과학계 전체로 보자면 소수죠.

4. 서두에 밝혔듯이 제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시는 분들이 많을 수 있고, 제가 그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까지 제가 공부한 바에 따르면 과학에서 (넓은 의미의) 메타포 사용은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순수한 여담입니다만, 전 가끔 인간의 사고를 컴퓨터가 아니라 생태계의 확장으로 보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얼마만큼 멋진 숲일까요? 제 안에는 얼마나 다양한 물고기들과 산호가 자라고 있을까요? ^^

새벽일기

Posted by on Jan 29, 2015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기다리면 올 거라 믿고
기다리는 것 아닙니다.
기다려도 오지 않겠지만
기다리는 것도 아니구요.

기다리지 않는 나를
견딜 수 없어,

그저,
살아,
있으려,

기다리는 것.

나의 기다림은
당신의 논리와
다른 세상에 있네요.

– 새벽 일기를 썼다. 기다림에 관한 글을 끄적이고 있는 나. 이내 꿈이라는 걸 깨닫고 ‘기억해야 돼’를 몇 번이고 외쳤다. 아침은 빠르게 왔다. 어렴풋이 떠오른 건 기다림의 흔적 뿐. 아침의 나를 통해 새벽 꿈글에 가까이 갈 수 있지만, 영원히 만져볼 수는 없을 것이다. 어제의 나를 오늘의 내가 지고 가지만 다시는 안아볼 수 없듯이.

Listen and Repeat에서 Experience and Create로

Posted by on Jan 25, 2015 in 단상, 말에 관하여, 수업자료 | No Comments

봄기운이 돌지만 여전히 쌀쌀한 바람. 아내는 점퍼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썼다. 한적한 골목길에 어귀, 널부러져 있는 자전거를 보며 아내에게 말을 건넨다.

“어… 바람 때문에 쓰려졌나 봐.”
“바람 때문에 쓰러진 거 같네.”
“ㅎㅎㅎ 왜 따라해? 방금 ‘바람 때문에 쓰러진 거 같다’고 했잖아.”
“응? 나 따라한 거 아닌데. 그냥 말한 거야. 모자 때문에 말이 잘 안들려. 걸을 때마다 귀에서 부시럭부시럭 소리가 나서.”
“아아… 그럼 ‘듣고 따라하기’가 아니고 ‘안듣고도 말하기’구나.”
“그렇네.”

돌아오며 영어수업에 늘 나오던 <Listen and Repeat>라는 꼭지가 생각났다. 여기에서 “Listen”은 문장을 듣는 행위, “Repeat”는 들은 바를 그대로 재현하는 행위다. 사실 학생들이 들어야 할 것은 단순한 말소리가 아닐텐데. 듣기/말하기 활동의 대명사가 <Listen and Repeat>에서 <Experience and Create>로 바뀔 수 있기를.

후크 선장이 불쌍한 이유

Posted by on Jan 24, 2015 in 강의노트, 수업자료, 영어, 일상 | No Comments

“방학 때 뭐하고 놀았어요?”
“별로 한거 없어요. 친구들 모아서 편의점 털고 놀다 오는 거?”
“아 그렇구나. 맛난 거 많이 먹었겠네요. 그럼 편의점은 영어로 뭐라고 하죠?”
“GS 25?”
“아니 그건 이름이고요.”
(다른 학생) “CU?”
“아아 그것도.”
(이후 convenience store를 가르쳐 주었다.)

“OO씨는 뭐했어요?”
“저도 뭐 별로 한 거 없는데.”
“그래도 학기 중에 못한 거 뭐 좀 했나요?”
“밤새 노는 거?”
“아… 밤새. ‘밤새’는 그냥 all night 이라고 하면 됩니다. 따라해 보세요. all night.”
“all night.”
“그럼 하나 물어볼게요. “Did you study all night?”
“(엄청 빠르게) 미쳤어요?”
“아 하긴 방학때 밤새 공부는 아니죠.”
“당연히 아니죠.”
“그럼 이걸 가지고 대화를 만들어 볼게요.”

(아래 대본을 쓴다.)

A: Did you study all night?
B: Are you crazy?
A: Then did you play all night?
B: Sure.

(이후 열심히 따라한다. 근데 “Are you crazy?”하는 부분에서 한국어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머뭇거림이 감지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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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숙제는 뭐뭐 있어요?”
“음… 독후감 써야 돼요.”
“아 독후감. 책 읽고 나서 관련된 이야기를 쓰는 거. 그건 book report라고 하면 돼요.”
“네네. 그거 써야 돼요.”
“book report 몇 개나 써야 되는데요?”
“열 다섯 개요.”
“열 다섯 개요?? 진짜 많이 쓰네요.”
“네네. 근데 줄거리는 쓰지 말래요.”
“그럼 뭘 써요?”
“글쎄 말이예요. 인터넷 찾아도 줄거리만 나오는데. 제가 읽고 느낀 점을 쓰래요.”
“아… 힘들겠다. 근데 줄거리는 영어로 뭐라고 하는 지 알아요?”
“모르는데요.”
“여기 보세요. story l_ _ _”
“스토리는 알아요.”
“네네. 스토리 다음에 l로 시작해요. 나머지 세 글자는 뭘까요?”
“행맨 하는 거예요?”
“행맨은 아니고, 한 번 맞춰봐요.”
“…..”
“스토리ㄹ~”
“스토리ㄹ~ ㅎㅎㅎ” (나의 과장된 L발음 때문에 웃는 아이들.)
“여기 들어가는 단어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어요. 지금 이 방에도 있고, 옷에도 있고, 화장실에도 있고. 진짜 어디에나 있어요.”
“… 아… 기생충?”
“아뇨. 기생충이 어디에나 있지는 않죠! 기생충은 없는 데도 있잖아요.”
“그럼 세균?”
“아니 아니. 사실은 이게 물건 같은 게 아니예요. 우리가 미술을 하고 그림을 그릴 때 중요한 거죠. 이거랑 색, color를 이용해서 그림을 그리잖아요.”
“음… 선?”
“빙고!”
“라인(line)이네요, 그럼.”
“맞아요. 스토리라인. 따라해 보세요. story line.”
“Story line.”
“좋아요. 이걸 잘 보면 story와 line이 합쳐졌잖아요. line이랑 우리말 ‘줄’이랑 비슷하죠?”
“그러네요.”

“자 그럼 ‘느낀 점’은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제 생각에는 느낀 점은 크게 두 가지인 것 같아요. 하나는 나의 생각, 하나는 말 그대로 느낌, 감정.”
“전 근데 느낀 거 쓰는 거보다는 까는 걸 좋아해요.”
“네? 어떤 걸 까요?”
“음… 그니까… 애들이 피터팬 보면 후크선생…”
“(나와 다른 학생) 후크선생 ㅋㅋㅋ”
“후크 선장이요. 선생 아니고.”
“은근 선생이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고요?”
“(살짝 당황) 아 그런 건 아니고, 암튼 후크선장 뭐라뭐라 막 하는데.”
“그쵸. 악역으로 나오니까.”
“근데 잘 읽어보면 후크선장이 뭐 그렇게 잘못한 것도 없어요.”
“아…”
“게다가 불쌍하지 않아요? 장애인인데.”
“……”

“암튼 돌아와서 생각과 느낌. ‘생각하다’는 뭔지 알죠?”
“(한 목소리로) think요!”
“그쵸. think. 근데 이건 생각’하다’고요. ‘생각’은 (쓰면서) thought라고 해요. T-H-O-U-G-H-T. thought.”
“thought.”
“잘 했어요. 여기에 생각이 여러 가지면 thoughts 라고 해서 복수로 써요. thoughts.”
“thoughts.”
“그럼 ‘느끼다’는 영어로 뭘까~요?”
“feel이요.”
“그럼 ‘느낌’은?”
“feeling이요.”
“오오 잘 아네요. feeling. 거기에다가 s를 붙이기도 해요. feelings 이렇게.”
“feelings.”
(문장을 쓰며)”What are your thoughts?”
“…”
“따라해 보세요. What are your thoughts?”
“What are your thoughts?”
“그럼 ‘느낌’을 넣어서 해봅시다. ‘What are your feelings?”
“What are your feelings?”
“좋아요. 그럼 생각과 느낌을 동시에 물어보죠. “What are your thoughts and feelings?”
“What are your thoughts and feelings?”
“근데 그냥 막무가내로 생각과 느낌을 물어보진 않죠. 방학숙제가 독후감이니 “What are your feelings and thoughts about the book?”이라고 하면 돼요. 따라해 보죠. What are your feelings and thoughts about the book?”
“What are your feelings and thoughts about the book?”
“좋아요. 그럼 질문을 해볼게요. “What are your thoughts and feelings about your homework?”
“싫어요.”
“아 숙제는 싫죠. 정말 싫어한다고 말하려면 “I hate it.”이라고 하면 됩니다. 따라해 볼까요? ‘I hate it.'”
“I hate it.”
“오늘 수업 잘 들었으니까 재미난 이야기 해줄게요. 발음에 대한 건데요. 아까 배운 think에 더해서 sink 라는 단어를 설명해 줄게요. sink는 ‘가라앉다’라는 뜻이예요. /th/랑 /s/ 발음에 주의해서 따라해 보아요.”

(나머지는 아래 비디오로 대신합니다. 발음을 이용한 최고의 광고죠. ㅋ )

‘불쑥’과 ‘갑자기’ 그리고 번역의 어려움

Posted by on Jan 23, 2015 in 말에 관하여, 영어로 글쓰기 | No Comments

다음 영어 사전을 참고하니 ‘불쑥’은 대표적 의미가 ① unexpectedly ② suddenly ③ abruptly 로 정리되어 있다. ‘갑자기’는 ① suddenly ② sudden ③ all of a sudden ④ abruptly ⑤ unexpectedly 로 설명한다. 적어도 대표적인 영어 대응어에서는 이 두 단어의 의미가 거의 구별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어에서 이 둘은 상당히 다른 의미와 느낌을 갖는다. ‘갑자기’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빨리’이라는 의미인데 ‘불쑥’은 ‘갑자기 불룩하게 쑥 나오거나 내미는 모양’이나 ‘갑자기 나서서 어떤 말을 함부로 하는 모양’이라는 뜻이다. 즉, ‘불쑥’은 행위의 꼴을 나타내는 의태어로서의 기능과 의미가 두드러진다.

이는 초보 번역자에게 한영사전은 때로 독이 될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예다. 번역을 잘하기 위해서는 외국어 실력만큼이나 한국어에 대한 깊이있는 지식이 필요하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미국 연두교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연두교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타임라인에 오바마의 연두교서 이야기가 넘쳐납니다. 내용, 의미, 한계, 재치있는 장면 등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논의해 주셨으니 저는 예전 포스트를 재활용(?)하여 연두교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비디오는 2012년도 것이지만 연설문 작성 과정은 크게 변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이번 연설문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Cody Keenan도 등장하네요.)


(1) 미국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연설 중 하나인 the State of the Union Address 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보통 중고교 작문수업에서 “쓰기(writing)”는 자신의 생각을 활자로 옮기는 행위로 정의된다. 자신의 의견과 감정 혹은 경험을 적어보는 것이 쓰기 수업의 출발이 된다. 대학에서는 좀더 사회적인 성격을 띤 학문적 글쓰기(academic writing)를 익힌다. 수집된 데이터와 다양한 학자들의 견해에 근거하여 자신의 생각을 정제하고 글로 엮어보는 것이다.

정치 연설은 개인적 글쓰기나 학술논문 작성보다 사회적인 과정이 더욱 중시되는 장르다. 아래 비디오는 미국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연설 중 하나인 연두교서 the State of the Union 가 어떻게 작성되는지를 보여준다. 비디오를 시청하고 기억에 남는 내용 및 소감 몇 가지를 메모해 보았다.

– 글쓰기 과정을 통해 대통령의 철학과 당면한 정책 과제, 정부 부서의 방향 등이 종합되고 정제된다.

– 대통령의 철학과 국정운영방향이 기조가 되고, 대통령이 중요시하는 다양한 데이터가 제시되는 상황에서 연설문이 쓰여진다. 실무팀의 역할이 작지는 않지만 대통령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오바마는 그렇게 하는 듯하다.)

– 과거 대통령들의 연설문에 대한 리뷰가 진행된다.

– 대통령의 비전을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데이터와 언어로 표현하려 애쓴다.

– 대통령 자신이 연설문 작성에 직접 참여하고, 피드백도 준다.

– 연설에서 전달해야 할 중심 메시지가 경제, 외교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할 수 있도록 원고를 쓴다.

– 경제 정책에 대해 언급할 때는 구체적으로 국민경제에 영향을 미칠 부분을 강조한다.

– 연설문 작성 팀은 연두교서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사람들의 상식 common sense 과 만나 의도하는 효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 연설문 작성 실무팀은 연초에 엄청나게 바쁘다. :)

결론적으로 쓰기와 피드백, 조사와 토론이 반복되는 원고작성 과정을 통해 국정이 한해 나아갈 바가 좀더 명확히 드러나게 되는 것 같다.

이걸 보니 한국의 대통령 취임사/연두기자회견 원고 등을 쓰는 과정을 보여주는 클립도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커뮤니케이션 문화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연설문의 형식과 내용만 비교해도 나름 재미있을 것 같다.

나의 근거없는 추측으로는 미국 정치에서 레토릭의 전통이 매우 강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경우 연설문 자체에 미국만큼 큰 비중을 두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와 작년 연두기자회견 연설에 실망해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니다!)

(2) 아래는 뉴욕타임즈 교육 블로그에 올라온 “State of the Union Address”를 가지고 무엇을 해볼까?”라는 제목의 수업지도안이다. 상세한 가이드가 제공되어 있어 실제 수업 활용에 큰 도움이 된다. 2013년 연설에 관한 지도안인데, 맨 아래 다른 몇 해에 관한 자료도 링크되어 있다.

뉴욕타임즈의 연두교서 수업자료:
http://learning.blogs.nytimes.com/2013/02/12/assessing-the-address-state-of-the-union-lesson-ideas/?_r=0

연두교서가 만들어지는 과정:

강연, 인터뷰, 그리고 대화

Posted by on Jan 21, 2015 in 단상 | No Comments

강연시장이 뜨고 유명 강사의 강사료가 엄청나다는 기사를 읽는다. 강연보다는 인터뷰가 떴으면 좋겠다. 번갈아가며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되는 경험이 회자되길 빈다. 아니 사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아무 것도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 타들어가는 장작을 부둥켜 안고 볼이 빨개진 난로, 그 위 김 펄펄나는 옥수수차 주전자, 손도 맘도 따스히 데워주는 머그 둘, 불러주는 사람도 딱히 급한 일도 없는 너와 나의 길고 긴 대화가 그리운 날이다.

이 경우 have는 사역인가요, 피동인가요?

Posted by on Jan 19, 2015 in 말에 관하여, 영어 | No Comments

페친 한 분께서 “To speak Chinese means you begin to think as Chinese people do. You begin to understand how Chinese speakers have the world organized, how they perceive things. And that is a vital step if you’re going to be culturally competent.”에서 have가 사역동사인지 질문하셔서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답변: 굳이 이 문장을 기존의 문법 유형으로 분류하자면 “have one’s leg broken”과 같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당한 경우’와 어느 정도 흡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사람을 시켜서 차를 수리하는 사역과는 다른 상황이죠. 하지만 전자와 비슷하다고 해서 꼭 같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조심스럽습니다. 이렇게 기존의 문법규칙을 따라 깔끔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이유는 “have the world organized”하는 주체를 확정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하구요.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세계관의 조직은 주체와 객체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파악해야지 (1) 주체가 독립적이고 능동적으로 구성하거나 (2) 외부세계의 영향으로 일방적이며 수동적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 예문은 삶의 많은 현상들이 능동/수동의 두 가지 범주로 깔끔하게 나누어질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듯합니다. :)

문장 출처:
http://a.voalearningenglish.in/5428-Will-Chinese-Replace-English-as-the-Global-Language.html

메타포가 현실로 뛰쳐나올 때

Posted by on Jan 17, 2015 in 링크, 수업자료 | No Comments

누구도 소득순으로 사람들을 줄세우진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소득 수준에 따라 줄세우기”는 명백한 메타포다. <– 이 말은 이제 수정되어야 한다. 아래 사건으로 ‘소득수준에 따른 줄세우기’는 은유가 아닌 현실이 되었다. 은유의 경계 내에 머물러 있어야 할 표현들이 현실로 뛰쳐나오는 세계에서 삶은 예쁜 동화 혹은 끔찍한 악몽이 된다. 이 사진이 둘 중 무엇인지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저 팻말에 정확히 어떤 단어들이 적혀있었는지 궁금해진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73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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