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봄을 지나며

Posted by on Apr 8, 2015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 (개인적으로 경험한) 어처구니 없는 일을 지나치지 못하고 며칠이고 곱씹는다. 때론 잠못 이루기도 한다.

. (그런 게 있을 리 만무하지만 소위 ‘윗사람’의 입장에서) 평등을 추구한다는 건 기존의 권력관계에서 드러나지 않던 다양한 감정의 ‘공격’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평등이 자유로 느껴지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기에.

. 선생이 학생을 고를 수 없다는 건 선생에게 주어진 축복이자 저주다. ‘뜻밖의 여정’은 선생을 성장시키기도, 고갈시키기도 한다.

. 수년 간 이처럼 바쁜 학기는 없었던 것 같다. 쉴 새 없는 몸, 닿을 데 없는 맘. 그래도 시간은 흐른다.

. 작디 작은 것들이 찬란함이 되는 봄이라 좋다. 거대한 것들마저 스러지는 가을도 좋다. 허나 뒹구는 것들은 모두 서글프다. 꽃잎이건 낙엽이건.

. 삶은 때로 “그래서”나 “그리고”보다 “그러나”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가득하다는 느낌을 준다.

. 시간이 다 되었다.

소망

Posted by on Apr 8, 2015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모든 것이 미달. 게으른 탓도 있지만, 여태껏 스스를 ‘준비가 안된 사람’이라 규정해왔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책쓸 준비가 안된 사람, 논문 쓸 준비가 안된 사람, 학교 담장 밖에서 활동할 준비가 안된 사람, 더 큰 일을 도모할 준비가 안된 사람. 돌아보면 나만 빼고 온 세상이 ‘넌 준비가 되었다’고 말해 주었다. 이 단단한 껍질을 언제 깰 수 있을까. 여전히 자신은 없지만 그 순간은 불쑥 내 앞에 나타날 것이다.

오늘은 열 한 시에 저녁을 먹었다.

조금 늦어도 괜찮다. 걸작이 아니어도 괜찮다. 아니 다 이루어지지 않아도 괜찮다. 그래도 주린 배를 움켜잡고 잠자리에 들고 싶지는 않다.

유의 바랍니다

Posted by on Apr 6, 2015 in 말에 관하여, 수업자료 | No Comments

한 학생이 출석인정과 관련하여 교육실습 기간을 이메일로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맨 마지막 대목이 이렇습니다.

“실습날짜가 OO일 까지이니 유의 바랍니다.”

‘유의 바랍니다’의 사용역이 확대된 것인지, 아니면 그 학생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지네요. ^^;;

세대차이

Posted by on Apr 4, 2015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제일 좋아하는 펀치라인은요… 음… 네가 한 대 때리면 나는 네 대가 아파?”

“아아아. 한 대만 때려도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자기, 자식까지 네 대가 아프다는 거네요. Four generations!”

“아뇨, 아뇨. 그게 아니구요. ‘네 대 갚아’요. 세대차이 난다는 말을 그렇게 쓴 거예요. 한 대랑 네 대.”

“아아 그렇구나. 말장난 잘하네요. 노래 제목이?”

“<불도저>예요. 스윙스 노래.”

——

오늘이 4•3 이라서 그랬던 걸까. 너희들의 일격에 네 세대가 아픔을 겪는다고 들었던 건. 상처가 대를 이어 흐르는 나라. 4월은 잔인하고 잔인한 달.

놀면서 배우기

Posted by on Apr 2, 2015 in 단상 | No Comments

1. 언어학에 대해 흥미를 갖게 하려면 분야를 조망하는 일반적인 개론수업 보다는 흥미로운 언어현상을 다루는 <신기방기 좌충우돌 언어의 세계> 같은 수업이 나을 것 같다.

2. 악기나 사진을 배울 때도 기본기 연습에 눌려 흥미를 놓치고 결국 완전히 포기하는 경우가 적잖은 듯하다. 처음에는 악기/사진기와 놀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고 차차 본격적인 훈련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 “Play with the instrument”로 시작하여 with를 점차 떼어내는 방식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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