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어려운 과제

Posted by on Mar 17, 2016 in 강의노트, 단상, 말에 관하여 | No Comments

인공지능의 궁극적 과제 중 하나는 인간과의 자연스러운 대화. 그 중에서도 최고 난이도의 능력은 ‘복잡한 관계로 얽힌 사람들의 메타포로 가득한 대화가 순간적으로 멈추었을 때 발생하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에 대해 ‘눈치를 까고’ 절묘한 조크로 모든 사람들을 웃김으로써 분위기를 누그러뜨린 다음 난처함을 당할 뻔한 건너편 사람에게 잽싸게 윙크를 날리는 능력’ 정도가 아닐까 한다.

고교 이름까지 들어간 과잠을 보고

Posted by on Mar 16, 2016 in 단상, 링크, 일상 | No Comments

문득 알랑 드 보통의 말이 생각났다.

속물근성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때로는 영국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은 속물근성이 영국만의 특징적 현상이라고 생각하죠. 시골의 별장이나 직위에 집착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속물근성은 글로벌 현상입니다. 우리는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고 이건 글로벌한 현상입니다. 실제로 나타나고 있죠. 속물이란 게 뭘까요? 속물은 누구든 당신의 작은 일부분을 가지고 당신의 사람됨 전체를 정의해버리는 사람입니다. 그게 바로 속물근성이죠.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60316020020385&RIGHT_HOT=R4

거부할 수 없는 친절함

Posted by on Mar 16, 2016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저녁 약속까지 두 시간인데 배에선 벌써 꼬르륵 소리가 난다. 베이커리 카페에서 빵 하나를 사고 어느 자리에 앉을까 순간 고민하는데 등 뒤 점원의 우렁찬 소리.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마법에 걸린듯 바로 밖으로 나왔다. 참으로 오랜만에 길거리를 걸으며 빵을 뜯는다.
 
‘날씨 참 좋네. 밖에서 먹는 게 분명 더 맛있어. 아무렴, 그렇고 말고.’

영어로 논문쓰기 강좌 3주차 단상

Posted by on Mar 16, 2016 in 강의노트, 단상, 영어로 글쓰기 | No Comments

1. 별로 한 것도 없는 듯한데 벌써 3주차인가! :(

2. 쓰기를 가르치려고 했는데 결국 읽기를 가르쳐야 할 것 같다. 읽기와 쓰기를 연결하는 건 기본이고 수업시간에 어느 정도 다룰 예정이지만, 효율적인 논문 읽기 전략에 목말라하는 학생들이 꽤 있다.

3. 20명을 훌쩍 넘는 학생들. 다양한 전공, 석사와 박사생이 섞여있는 교실. 수준도 관심도 참 많이 다르다. 개별화 과제를 내주어야 하는 상황. 가장 적절한 과제 포맷에 대해 고민중이다.

4. 매번 하는 말이지만 한국어 글쓰기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학부도 대학원도 마찬가지. 돌아보면 나도 본격적인 글쓰기 수업을 들은 적이 없다.

5. 자연대 등 타단대 학생들이 몇몇 있는데 하나같이 본인이 속한 단대에서도 이런 종류의 글쓰기 강의가 개설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지금 강의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석사 수준의 학생들에게는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다.

6. 이번 강의를 통해 해당 학문 분야에서 논문을 쓰기 위해 필요한 역량 리스트를 대충 뽑아 봐야겠다. 관련 리소스도 간단히 정리해 보면 좋을 듯.

7. 박사과정 진학이 결정된 학생들 대상으로 방중 강의를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8. 그래도 내일 학생들 만나는 건 즐겁다. 이번 학기에는 학부를 졸업하고 바로 석사에 입학한 학생부터 기자/임원 출신 박사과정생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

9.  밤이 깊어간다. 3월도 절반이 갔다.

인류를 향한 사랑

Posted by on Mar 15, 2016 in 강의노트, 단상, 수업자료 | No Comments

4교시를 마쳤다. 미안하게도 두 시간을 꽉 채운 수업. 학생들은 잰손으로 가방을 챙긴다. 순식간에 텅빈 강의실. 네 시간 연강으로 탈진한 나는 화이트보드를 바라보며 물을 마신다. ‘오늘도 어찌 어찌 끝났구나…’ 마침 교실을 나선 학생 하나가 다시 교실로 들어선다.

“무슨 일 있으세요?”
“아뇨. 그건 아닌데… 제 옆에 있던 누나가 지각했는데요. 출석체크 안하고 간 것 같아서 말씀드리려고요.”
“아아… 맞아요. 감사합니다. 제가 체크할게요. 아마 그 학생도 다음 시간에 분명 이야기할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네. (멋적은 표정을 지으며) 그럼 안녕히 계세요!”
“네네. 안녕히 가세요. 점심 잘 드시고요!”

이제 겨우 두 번째 만나는 ‘모르는 누나’의 출석을 챙겨주는 학생. 자신을 표현하는 짧은 글을 쓰라고 했을 때 “사랑의 우물은 결코 마르지 않습니다.”는 영어 문장을 내놓으며, 자기가 말하는 사랑은 인류를 향한 사랑이라고 덧붙였던 바로 그 학생.

그 학생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 ^^

인간, 바이러스, 그리고 AI

Posted by on Mar 14, 2016 in 강의노트, 과학, 단상 | No Comments

<매트릭스> 1편 후반부에 나오는 스미스 요원의 긴 대사는 최악의 AI 시나리오 중 하나를 보여준다.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실행까지 할 수 있는 기계가 웹상의 모든 데이터와 다국어 위키피디아의 모든 문서들, 디지털화된 모든 서적들을 배우고, 전세계의 국가 기밀문서까지 씹어 삼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스미스 요원의 말처럼 ‘인류는 암덩어리, 우리는 치료제’ 같은 결론이 나온다 해도 크게 놀랄 일은 아닐 것 같다.

뭐 이런 거창한 이야기는 똑똑한 양반들이 더 할 것이니… 암튼 나에게 이 영화는 충격이었고 개봉 15년을 훌쩍 넘긴 지금도 여전히 많은 영감을 준다. 마침 넷플릭스에 있어 몇 개 장면을 돌려보다가 인공지능 열풍에 편승하여 글을 남긴다.

Agent Smith on Human Species

“Every mammal on this planet instinctively develops a natural equilibrium with the surrounding environment. But you humans do not. You move to an area and you multiply and multiply until every natural resource is consumed and the only way you can survive is to spread to another area. There is another organism on this planet that follows the same pattern. Do you know what it is? A virus. Human beings are a disease, a cancer of this planet. You are a plague. And we are… the cure.”

이세돌, 알파고, 그리고 배움의 자세

Posted by on Mar 13, 2016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승리했건 패배했건 자리에 남아 상대가, 그리고 자신이 무슨 일을 한 건지 되짚어 보는 이세돌 9단의 모습이 진정 아름답습니다. 경험에서 끝나지 않고, 승패에 휘둘리지 않고, 되돌아 봄으로 더 깊이 배우는 이들을 존경합니다.

사정없는 일반화

Posted by on Mar 13, 2016 in 강의노트, 과학, 단상, 수업자료 | No Comments

간혹 사정없는 일반화를 전문가의 특권인 양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 경험을 타인들에게 투사하기, 어디에선가 들은 내용을 특정 집단 전체의 특성인 양 이야기하기,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한 평가도구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기, 자신의 이론적 관점을 지지하기 위한 사례만을 골라 나열하기… 타임라인에서 이런 포스트를 보며 몇 가지 생각을 다시 새깁니다.세계의 운행은 절대적 법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확률적이며, 통계 데이터는 특정한 사회문화적, 역사적 맥락 안에서만 의미를 갖게 된다는 것, 개인을 둘러싼 환경과 성장을 살피기 전에 최종적 판단을 내리는 일은 단호한 결정이 아니라 직무유기일 뿐이라는 것. 무엇보다 나 자신도 때로 비판하고자 하는 대상의 ‘공범’이 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나를 지탱하는 이들

Posted by on Mar 12, 2016 in 단상, 수업자료, 일상 | No Comments

 

재작년 가르쳤던 학생에게서 메일이 왔다. 원하는 대학원에 합격했다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가면 된다고.

뛸듯이 기뻤다.

몇달 전 그는 내게 몇 통의 추천서를 부탁했다. 난 주저했다. 여러 면에서 뛰어난 학생이었기에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나는 일개 시간강사였다. 아무래도 교수 직함을 가지고 있는 명망있는 선생에게 받는 것이 나아 보였다. 정중히 거절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나를 설득했다. 단지 한 학기 수업을 들었지만 자신을 가장 잘 평가할 수 있는 사람에게 추천서를 받고 싶다고, 다른 교수님께 추천서를 받는 것이 더 나아 보일지는 모르지만 나에게 추천을 받는 것이 개인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말해줘서 많이 고마웠다.

강사 생활 몇 해, 자괴감이 쌓여간다. 이 바닥에서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조금씩 사라져간다. 그 와중에 나를 지탱하는 것은 내가 “완전히 쓸모없는 인간은 아니라는” 생각을 주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학생들이다.

돌아보면 인생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할 수 있었던 순간들은 나의 의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버틸 수 없을 것 같은 시간, 기꺼이 버팀목이 되어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반발짝씩이나마 계속 걸어갈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무척이나 운좋은 사람이다.

다시 한 번 ‘가진 것 없는’ 사람을 믿어준 그가 참 고맙다. 새로운 곳에서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기를, 건강히 공부를 마칠 수 있기를, 그리하여 이젠 나의 선생이 되어 돌아오길 빌어 본다.

The emergence of the all-knowing AI and our responsibilities

Posted by on Mar 12, 2016 in 과학, 단상, 영어로 글쓰기 | No Comments

We are about to greet an unheard system, one with an infinite amount of knowledge of human phylogensis and sociocultural history, that constantly updates itself through registering each moment over the entire ontogenesis of an individual. I don’t know whether this unprecedented machine which knows us inside out, outside in, and across time and space will be our best friend or worst enemy. What I earnestly hope, at least for now, though, is that we learn from history, attending to the fact industrialization and technological advancement have favored just a few, marginalizing a majority of human race. I believe that this responsibility is disproportionately on the shoulders of those who are at the forefront of developing AI systems and chartering the scope of AI research and appl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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